‘한일 우호 위한 언론 역할’
양국 언론인들 도쿄 토론
한일 양국 언론인들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한일관계 개선을 모색하기 위한 세미나가 30일 일본 도쿄도 지요다구 도쿄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한국언론문화포럼(회장 임철순 한국일보 논설고문)과 일한 언론포럼 실행위원회가 ‘한일 우호를 위한 양국 언론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가진 이날 세미나에서 양국 언론인들은 한일관계 악화에 언론이 일정 책임이 있음을 공감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열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황영식 한국일보 논설위원실장은 “한일 관계 악화는 양국 지식인 사회에서도 분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이 양국 국민의식을 오랫동안 지배하면 양국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사태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 언론은 일본에 대해 고민 없이 써온 망언이나 군국주의 등의 표현에 대한 성찰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고, 대일감정을 자극하는 보도를 삼가는 분위기도 뚜렷하다”고 한국 언론의 현황을 소개하기도 했다.
일본측 발제자인 야마모토 유지 도쿄신문 논설위원은 “한국에서는 반일, 일본에서는 혐한 감정이 확산된 지금이야말로 활발한 민간 협력이 필요하다”며 “시대적 변화에 맞춰 양국 간 입장 차이를 서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양국언론에 대한 주문도 이어졌다. 이홍기 연합뉴스 고문은 “이시하라 신타로, 하시모토 도루 등 일본 극우정치인들이 주변 국가의 감정을 생각하지 않는 발언을 일본 언론이 크게 다루는 것은 결국 이들에게 언론이 이용당하는 것”이라고 말했고, 이상진 한국언론문화포럼 부회장은 “민간 차원에서 한일교류는 더욱 확산되고 있지만, 양국 언론이 악화한 정치 외교 문제만 과잉 부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와카미야 요시부미 아사히 신문 전 주필은 “한일 양국은 서로를 특수유리를 통해 보는 인식이 강하다”며 “특수 유리를 거울로 삼아 자신을 먼저 둘러보는 자세를 가질 필요성이 있다”고 주문했다.
임철순 회장은 “양국 언론인이 이런 시기일수록 진지한 성찰을 통한 성숙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며 “이런 만남이 상대를 이해하는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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