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번 보고하는 판매량 가짜 석유 적발·근절 위해 7월부터 주 단위로 강화 반발
영세업자 업무부담 가중 전산 보고도 입력 불편 주장
전국적으로 약 3,000여 개의 주유소들이 다음달 12일 일제히 휴업에 들어간다. 7월 시행되는 ‘거래상황기록부 주간보고(주간보고)’제도 시행에 반발, 집단적으로 문을 닫는 것이다.
한국주유소협회는 주간보고제 저지를 위해 다음달 12일 동맹휴업을 실시한다고 30일 밝혔다.
주간보고는 정부가 가짜석유 근절을 위해 주유소업자가 공급업체에서 구입한 물량과 소비자들에게 판매한 물량을 매주 석유관리원에 보고토록 하는 제도. 만약 공급받은 물량보다 판매물량이 많다면, 가짜석유를 섞거나 팔았다는 의심을 할 수 있다.
주간보고제는 석유수급 통계를 마련하기 위해 기존 월 단위로 이뤄지던 보고를 주 단위로 확대한 것인데, 한국주유소협회는 그 동안 이 같은 주간보고제 도입이 일선 영세 주유소의 경영난을 악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이달 15일부터는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1인시위도 이어오고 있었다.
주유소 업자들은 “주간보고 도입이 주유소 현장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국 주유소 평균 영업이익율이 0.43%에 불과할 정도로 어렵고, 그로 인해 가족이 경영하거나 종업원이 한두 명인 곳이 전체의 60%에 이르는 상황에서 업무부담만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한 협회 관계자는 “거래상황기록부 작성에 최소 4,5 시간이 걸리는데 이를 매주 할 경우 주유 등 기본 업무를 제대로 하기 힘들거나 사람을 더 고용해야 한다”며 “정부가 대안으로 내놓은 전산보고시스템 역시 입력이 불편해 주유소 업주의 95%가 반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실효성 역시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짜석유는 등유과 경유를 혼합해 만드는데, 등유판매의 23%를 차지하는 시내 일반판매소와 가짜석유 적발율이 60~70%에 이르는 공사장 등 대형소비처가 제외됐기 때문이다. 또 등유의 경우, 주유소 공급주기가 평균 15∼30일이라 월간보고 만으로 가짜석유 적발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동맹휴업 참여가 예상되는 주유소는 약 3,000여곳. 전국 1만3,000곳 중 ▦단기임대(5,000곳) ▦정유사 직영(3,000곳)을 제외한 5,000여곳 중 절반이상이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다. 협회 관계자는 “정부는 일선 주유소의 영업부담만 가중시키고 실효성도 없는 과도한 규제를 철회해야 하며, 국민과 주유소 업계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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