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19명의 사상자를 낸 송파 버스사고 원인에 대해 경찰이 ‘버스 기사의 과실’이라는 결론을 내놨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30일 “기계 결함은 없었고, 사고 당시 버스 기사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것을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버스에서 떼낸 엔진제어장치(ECU), 기어변속장치(TCU), 가속ㆍ브레이크 페달 등 차량 속도를 제어하는 핵심 부품 6개를 다른 차량에 붙여 시험한 결과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8회에 걸쳐 진행된 이 시험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교통안전공단, 도로교통공단 등이 참여했다.
경찰은 사고 버스의 블랙박스 영상 분석결과에서도 운전 기사 염모(60)씨가 1차 사고 뒤 브레이크 페달, 보조제동장치인 리타더 브레이크와 핸드 브레이크 등 세가지 제동장치 중 어느 하나도 작동시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염씨는 3월 19일 서울 잠실동 석촌호수 사거리에서 신호대기 중인 택시 세 대와 1차 접촉사고를 낸 뒤 69초간 1,000여m를 질주해 송파구청 사거리에 서 있던 버스를 추돌했다. 경찰이 디지털 운행기록계를 복구한 결과 추돌 당시 버스의 속도는 시속 73㎞로, 전혀 감속하지 않은 상태였다.
아울러 경찰은 급발진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봤다. 급발진이라면 분당 엔진 회전수(RPM)가 2,500을 넘어 굉음을 내며 단시간 고속 질주를 해야 하는데 1차 추돌 뒤 사고 버스의 RPM은 600~1,700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염씨가 낸 1차 사고는 졸음, 2차 사고는 부주의로 발생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경찰은 근무 대체로 과로한 운전자를 관리감독하지 못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로 송파상운 상무 조모(54)씨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