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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형 지붕ㆍ동굴같은 내부... 도서관 디자인이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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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형 지붕ㆍ동굴같은 내부... 도서관 디자인이 '톡톡'

입력
2014.05.3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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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레드닷 디자인상을 받은 국립세종도서관.
최근 레드닷 디자인상을 받은 국립세종도서관.

겉모습도, 내부도 다 비슷비슷한 도서관이 전국에 수두룩하지만, 최근엔 건축 디자인이나 운영 방식에서 개성을 드러내는 도서관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세종시에 문을 연 국립세종도서관은 책장을 넘기는 듯한 곡선형 지붕 등 독특한 설계로 국제적인 디자인상을 받았다. 현대카드가 이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개관한 여행 전문 도서관 ‘트래블 라이브러리’는 내부를 책의 동굴처럼 디자인한 독특한 공간 설계가 화제다.

이러한 ‘이색 도서관’이 사실 국내에서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다. 시ㆍ군ㆍ구 등 지자체가 짓는 대부분의 공공 도서관은 여전히 건축적으로 무미건조하다. 이는 도서관을 비롯한 공공 건축의 설계 공모 단계부터 예정된 결과이기도 하다.

도서관 기행서 도서관 산책의 공동저자인 건축가 강예린씨는 “도서관의 쓰임새와 운영을 염두에 두지 않은 채 짓고 보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자체가 도서관 건축 설계를 공모할 때 제시하는 설계 지침을 보면 도서관 운영의 구체적 계획이나 철학을 찾기 어렵다. ‘창의적이고 친환경적인 도서관을 만들어달라’는 식의 막연한 주문과 ‘좌석은 몇 개, 면적은 얼마’ 정도가 고작이다.

대조적인 사례로 그는 핀란드의 헬싱키중앙도서관 설계 공모를 소개했다. 2018년 문을 열 이 도서관의 설계 지침은 수백 쪽에 달한다. ‘도서관은 도시의 심장’이라는 철학 아래 시민이 어떤 도서관을 원하는지, 도서관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여러 해 동안 체계적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단순한 책 읽는 곳을 넘어 사람과 사람이 만나 소통하는 공간, 이용자를 수동적인 독자가 아니라 능동적인 행위자로 만드는 도서관 등 중요한 원칙을 세우고 거기에 맞는 설계 지침을 자세히 제시했다. 응모작들을 전시해 시민들의 평가를 받았고, 당선작을 결정하기까지 전 과정을 수 백 쪽의 보고서로 공개했다. 아직 착공도 안 했지만, 개관 후 운영 프로그램까지 정밀하게 잡혀 있다.

이처럼 지역공동체가 참여하는 이용자 중심의 설계가 도서관 건축의 세계적 흐름에서 최근 두드러지는 경향이다. 지난해 9월 개관한 영국 버밍엄도서관은 지역 초등학교와 청소년 동아리, 난독증 환자와 동성애자, 노숙자까지 설계 과정에 참여했다. 한국의 공공도서관은 대부분 이런 요소에 관심조차 없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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