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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추자 33년만의 활동 재개… 대중공연의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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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추자 33년만의 활동 재개… 대중공연의 시대로

입력
2014.05.3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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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중심의 가요계에도 중장년층 시장 가능성 존재

혜은이 등 옛 가수 귀환 소식은 대중문화의 공연 중심화 증거

27일 새 앨범발표와 함께 기자간담회를 연 김추자. 앨범 발매 후에는 TV 출연보다 공연에 치중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27일 새 앨범발표와 함께 기자간담회를 연 김추자. 앨범 발매 후에는 TV 출연보다 공연에 치중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김추자가 돌아온다. 33년 만이다. 하지만 누군지 잘 모를 것이다. 1990년대에 20대를 보낸 나 역시 마찬가지다. 김추자는 1969년에 데뷔했고 1980년대가 시작하자마자 활동을 거의 멈췄으니 당연하다. 정작 내가 김추자를 영접한 건 2000년 무렵이다. 신중현, 산울림, 송골매 등 ‘한국 록 다시 부르기’나 ‘7080 가요 리바이벌’이 유행하던 때 당시 영미권의 인디 록과 한국(=홍대 앞) 인디 음악에 빠져 있던 나는 그 목소리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 1969년의 대중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당시 김추자는 일종의 사건이었다. 그러니 그 컴백이 지금 화제가 되는 건 당연하다. 게다가 곧 발표할 새 음반은 신중현, 이봉조, 김희갑의 곡들이 채워진다고 하니 1960~70년대 가요 팬들이 어떻게 기대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 기대에 부응하며 앨범 발표 후 공연을 중심으로 팬들을 만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어째서 지금일까. 김추자 외에 계은숙, 혜은이도 가수 활동을 재개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가깝게는 god의 재결성, 서태지의 컴백 소식도 있다. 이선희, 변진섭의 복귀 소식에 더해 아이유는 아예 조덕배, 김광석, 김완선, 산울림, 클론의 히트곡들을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음악 시장이 어렵다고 하는 와중에 이런 변화는 무엇 때문일까.

두 가지 이유다. 일단은 작년 조용필의 복귀와 성공. 전 세대를 아우르는 조용필의 성공은 아이돌 중심으로 재편됐다고 여긴 가요계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이런 징후는 이미 버스커버스커의 성공으로 예고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걸 ‘보는’ 음악에서 ‘듣는’ 음악으로 변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취향의 문제는 그리 쉽게 정리되지 않는다. 대신 이런 성공을 관찰하면서 기존과 다른 시장(일종의 어덜트 컨템포러리 시장)을 만들 가능성을 찾았다고 하는 게 적절할 것이다.

또 하나는 국내 공연 시장의 성장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13년 발표한 콘텐츠산업 통계는 뮤지컬과 대중음악 콘서트의 매출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체의 50.6%는 뮤지컬이 차지하고 31.6%는 대중음악 콘서트가 차지했다. 특히 대중음악 콘서트는 2012년 기준으로 1,839억원을 기록했는데 이것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55.5%나 증가한 것이다. 대중음악 콘서트는 음악 산업 중 연평균 증가율이 가장 높은 장르가 됐다. 이렇게 공연 시장이 커지는 것은 중장년층이 공연장을 대거 찾았기 때문이다. 2011년 영화 ‘써니’가 700만 관객을 기록한 것이 상징적인데 이즈음부터 중장년층이 영화관과 공연장 같은 문화공간을 찾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지금 목도하는 옛 가수들의 귀환은 한국의 대중문화 산업이 영미권처럼 공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다시 말해 한국의 음악 산업은 생각만큼 처참하게 망하지 않았다. 각 분야의 편차가 극단적일 뿐이다. 유통사 중심의 디지털 산업구조는 박리다매를 종용할 수밖에 없다. 반면 대규모 수익은 공연에서 나온다. 김추자가 공연 중심으로 활동하겠다는 약속은 그렇게 이해할 수 있다. 향수를 간직한 사람들에겐 안타깝지만, 메이저 시장에서 음반의 시대는 끝났다. 대신 공연의 시대가 왔다. 이런 변화가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음악은 여전히 살아남는다. 중요한 건 이것이다.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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