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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지만 눈에 띄게” 기발한 선거 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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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지만 눈에 띄게” 기발한 선거 유세

입력
2014.05.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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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추모 분위기에 청각보다 시각에 호소

한땀 한땀 바느질 현수막 모래 애니메이션도 등장

3m 풍선인형 등에 지고 이륜차 타고 한 표 호소

6.4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시각적 효과를 강조한 유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소영철 무소속 서울시의원 후보의 풍선인형. 각 후보 캠프 제공. 동영상 캡처
6.4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시각적 효과를 강조한 유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소영철 무소속 서울시의원 후보의 풍선인형. 각 후보 캠프 제공. 동영상 캡처

6.4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시각적 효과를 강조한 유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승현 노동당 서울시의원 후보의 손바느질 현수막. 각 후보 캠프 제공. 동영상 캡처
6.4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시각적 효과를 강조한 유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승현 노동당 서울시의원 후보의 손바느질 현수막. 각 후보 캠프 제공. 동영상 캡처

세월호 침몰 참사, 장성 효실천사랑나눔병원 화재 등 잇단 대형 참사로 사회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은 가운데 6ㆍ4지방선거 후보자들은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색다른 유세를 펼치고 있다.

대량생산과 빠른 속도를 추구하는 사회에서 느리지만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겠다며 지지자들과 함께 손 바느질로 천을 덧대 현수막 글씨를 쓴 채훈병(노동당) 서울시의원 후보, 덩치 큰 유세차량 대신 높이가 낮은 세그웨이(서서 타는 스탠드형 이륜 전동스쿠터)를 타고 다니며 시민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있는 설현정(무소속) 마포구의원 후보 등이 대표적이다.

6.4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시각적 효과를 강조한 유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설현정 무소속 마포구의원 후보의 세그웨이. 각 후보 캠프 제공. 동영상 캡처
6.4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시각적 효과를 강조한 유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설현정 무소속 마포구의원 후보의 세그웨이. 각 후보 캠프 제공. 동영상 캡처

이번 선거 유세의 특징은 시각적 효과에 집중하는 것이다. 대형 스피커로 후보자 연설이나 로고송을 시끄럽게 틀어놓는 것은 추모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임승업(새누리당) 은평구청장 후보 캠프는 공약을 샌드 애니메이션(모래를 흩뿌려 그림을 그리는 동영상)으로 만들어 유세차량의 대형 화면을 통해 반복 재생하고 있다.

이색 선거운동/2014-05-29(한국일보)/2014-6.4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시각적 효과를 강조한 유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양승업 새누리당 은평구청장 후보의 샌드 애니메이션. 각 후보 캠프 제공. 동영상 캡처
이색 선거운동/2014-05-29(한국일보)/2014-6.4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시각적 효과를 강조한 유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양승업 새누리당 은평구청장 후보의 샌드 애니메이션. 각 후보 캠프 제공. 동영상 캡처

소영철(무소속) 서울시의원 후보 캠프의 선거운동원들은 후보자를 본뜬 높이 3m짜리 풍선 인형을 업고 다니며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캠프 관계자는 “아이들이 신기하다고 따라오면 유권자인 부모들도 자연스럽게 주목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조길형(새정치민주연합) 영등포구청장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은 열심히 뛰겠다는 의미로 육상선수들이 입는 번호판을 입었다. 앞에는 후보자의 얼굴 사진, 뒷면에는 ‘기호 2번’이 새겨져 있다.

‘자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후보들도 많다. 신영섭(새누리) 마포구청장 후보 캠프는 로고송을 틀거나 율동을 하지 않는 대신 30일부터 주 2회 재래시장 등을 돌며 바닥에 버려진 선거 홍보 명함을 치우기로 했다. 김수영(새정치) 양천구청장 후보는 “출근길 인사를 할 때 상대 당과 경쟁적으로 목소리를 높이지 말라고 매번 당부한다”고 말했다.

일부 후보들은 조용한 선거 분위기가 현직 자치단체장이나 인지도가 높은 후보에게만 유리하다는 아쉬움을 내비치고 있다. 최재무(새누리) 구로구청장 후보 캠프 관계자는 “우리는 현 구청장에 도전하는 입장이라 더 적극적으로 후보를 알려야 하는데 대대적 홍보를 벌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조용한 분위기가 도전자 입장에서는 확실히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했다. 정형기(무소속) 마포구의원 후보 캠프의 한 선거운동원은 “소속 정당이 있거나 이름이 알려진 후보자들과 달리 무소속 후보들은 홍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용한 선거는 정치 신인에게 불리하지만 시민들 입장에서는 옥석을 가리는 데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희서(노동당ㆍ정의당) 구로구의원 후보는 “포장이나 보여주기식 유세보다 시민과 진지하게 대화하는 분위기가 생겼다. 선거 비용은 결국 세금인데 돈을 덜 쓰니 예산 낭비도 줄어든 셈”이라고 말했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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