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구단주인 미국의 부호 말콤 글레이저가 별세했다. 향년 86세.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9일(한국시간) “글레이저가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도 “글레이저가 2006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오른팔과 다리가 일부 마비되고 언어 구사에 문제를 겪었다. 힘겨운 투병 생활을 해왔지만 건강이 점차 악화돼 결국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글레이저는 1928년 8월15일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유태계 리투아니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시계 부품 판매업자의 아들로 자란 그는 8세 때부터 생업에 뛰어들었고 15세에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가업을 물려받았다.
자수성가해 부호가 된 글레이저는 1995년 미국프로풋볼(NFL) 팀인 탬파베이 버카니어스를 1억9,200만 달러(1,954억원)에 인수해 스포츠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꼴찌였던 팀을 2003년 슈퍼볼 우승팀으로 키우는 능력을 보여줬다.
2005년에는 맨유를 14억7,000만 달러(1조5,000억원)에 사들여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당시 맨유 팬들은 미국 출신인 그가 구단주가 되자 크게 반발했다. 일부 팬들은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격렬하게 항의했고, 글레이저의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을 태우는 과격한 행동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글레이저가 맨유를 사들인 이후 9년간 5차례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3차례 리그컵에서 우승하자 비난 여론은 수그러들었다. 글레이저는 건강 상의 이유로 맨유 인수 이후 한 번도 올드 트래포드를 찾지 않았다.
글레이저는 뉴욕증시에 상장되지 않은 주식을 포함해 전체 맨유 주식의 90%를 소유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두 아들인 조엘과 아브람이 맨유를 물려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둘은 지병을 앓고 있던 아버지를 대신해 맨유 구단의 운영을 맡아왔다. 글레이저는 아내 린다와 결혼해 6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자산은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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