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회상도' 등 4점 조계종 도난품 주장
경매사 마이아트옥션 "도난목록과 제작연대 달라"
사찰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불화와 불상이 경매에 나왔다. 해당 미술품은 다음달 2일 마이아트옥션이 여는 조선시대 불교미술 특별경매에 나오는 18점 중 영산회상도 2점과 신중도, 목조관음좌상 등 4점이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29일 경매 프리뷰에서 이 미술품들을 확인하고 문화재청과 경찰에 신고했다.
조계종 문화부는 추정가 5억~6억원의 영산회상도는 청도 용천사에서, 또다른 영산회상도는 삼척 영은사에서, 신중도는 경북 청송 대전사에서, 목조관음보살좌상은 제천 정방사에서 없어진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마이아트옥션은 문화재청의 도난 문화재 목록과 해당 불화의 화기(畵記ㆍ그림하단에 제작 경위와 봉안 사찰 등을 밝힌 기록) 등을 대조하고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출품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용천사 영산회상도, 대전사 신중도, 정방사 목조관음보살좌상은 문화재청의 도난 문화재 목록에 올라 있으나 이번 경매에 나온 것은 화기에 해당 사찰 이름이 없거나 그림 크기와 제작 연대가 문화재청 목록의 것과 달라 동일 작품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경매사 측의 해명이다.
마이아트옥션은 국내 대표적인 고미술품 거래상인 공창호 공아트스페이스(옛 공화랑) 회장이 2011년 설립한 경매사로 현재 아들 공상구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이 경매사는 전에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다. 2011년에 경매에 부친 조선 성종의 비 공혜왕후 인장은 한국전쟁 중 미국으로 불법 반출된 것이라는 의혹을 받았고, 문화유산국민신탁이 낙찰받아 사실상 국가에 환수됐다. 지난해에는 성철스님의 유묵을 경매에 내놨다가 공창호 회장이 장물 취득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근ㆍ현대 미술품에 비해 고미술품은 유통 경로가 불분명하거나 위작이 많다. 때문에 경매사들은 진품인지, 도난품은 아닌지 검증을 철저히 하는 편이지만 종종 논란이 불거지곤 한다.
마이아트옥션은 문제가 된 4점을 빼고 경매를 진행하기로 했다. 경매 출품작을 공개하는 프리뷰 전시는 내달 1일까지 서울 관훈동의 마이아트옥션하우스에서 열린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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