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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장 선거는 막장 드라마?

입력
2014.05.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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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투쟁·불륜설 폭로 특정기사 실린 신문 증발

마무리 된 교통사고 제기 선거혐오증 확산 우려

“우리모두 투표장으로 나가 본때를 보여줘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엔 정말 투표하기 싫어지네요.” 28일 오후 경주역에서 잡아 탄 택시운전사의 푸념이다.

경북 경주시장 선거가 사상 최악의 혼탁선거로 치닫는다는 여론이 높다. 혼탁 흑색선전 이전투구도 모자라 막장 드라마다. 유권자들의 선거 혐오지수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발단은 경선 과정에서 최양식 후보와 각을 세웠던 무소속 박병훈 경주시장 후보 지지자가 최양식 후보가 사찰 여신도와의 부적절한 관계라며 폭로하면서부터다. 최 후보 측은 “사실이 아니다”며 “우리도 많이 쥐고 있지만 자제하고 있다”며 1주일 넘게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박 후보 지지자는 ‘도덕성’을 내세우는 반면 최 후보 측은 ‘조작’이라며 법적 대응을 천명하고 있다.

이 과정에 한 사찰의 승려가 박 후보 선거사무실을 찾아와 기물을 부수는 등 난동을 부렸고, 박 후보 측이 그 승려에게 사과각서를 작성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온갖 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최 후보의 불륜설을 게재한 지역 주간지 1,000부가 없어지고, 해당 신문사 홈페이지 접속이 차단되자 특정 후보측의 공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 주간지는 지난해 12월 경북도에 등록한 뒤 올해 초부터 발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맞서 최 후보 캠프 측에서도 박 후보가 지난해 4월 교통사망사고를 내 민형사상 문제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미해결 상태라는 식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두 후보의 갈등은 경선 과정에 박 후보 측 선거사무원이 타지역번호서비스 등을 이용한 여론조사 조작과 경찰수사, 이에 대한 박후보의 반발, 경선후보 사퇴, 삭발, 탈당, 무소속출마로 이어지며 고조되는 양상이다. 경주경찰서는 최근 예비후보시절 박 후보 선거사무원으로 신고된 박모(46)씨 등 2명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구속했다. 이 때문에 선거 이후에도 누가 되든 후유증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김모(52ㆍ경주시 황남동)씨는 “선거판에 네거티브가 없을 수 없겠지만,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며 “문제의 후보들 모두 달나라로 보내버렸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김성웅기자 ks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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