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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쇄신 카드 6일 만에 수포로... 朴 국정수습 구상 급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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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쇄신 카드 6일 만에 수포로... 朴 국정수습 구상 급제동

입력
2014.05.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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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국회에서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과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이 나란히 앉아 있다.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는 대선 과정에서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영입과 검찰 개혁 문제 등을 놓고 박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끝에 대선 승리 뒤 당을 떠났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2년 10월 국회에서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과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이 나란히 앉아 있다.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는 대선 과정에서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영입과 검찰 개혁 문제 등을 놓고 박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끝에 대선 승리 뒤 당을 떠났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총리 인선 원점으로... 공직사회 개혁도 차질

야권의 '김기춘 사퇴' 공세 거세져 국정 부담

세월호 정국 수습을 위한 인적 쇄신의 상징이었던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28일 전관예우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전격 사퇴함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수습 구상이 시동도 걸지 못한 채 어그러지게 됐다. 해경 해체 등 고강도 대책에 이은 인적 쇄신으로 세월호 참사로 이반된 민심을 수습하려던 구상이 첫발부터 꼬이면서 향후 국정 운영에도 짙은 먹구름이 끼게 됐다. 청와대는 예기치 못한 안 후보자의 갑작스런 사퇴로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안 후보자의 전격적인 사퇴 발표 후 한 시간 반 지나 가진 브리핑에서 “안대희 전 국무총리 내정자는 오늘 언론 발표 직전에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더 이상 정부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사퇴를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며 “비서실장을 통해 이 내용을 들으신 박 대통령은 안타까워하시는 것 같았다고 비서실장은 전했다”고만 밝혔다. 향후 수습 대책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안 후보자가 전관예우 논란을 빚긴 했으나, 11억원 기부 등 적극적 태도로 상황을 돌파해 나갈 것으로 여겼던 청와대로서는 언론 발표 직전에서야 사퇴 통보를 받고선 망연자실해 하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충격이다” “할 말이 없다”는 반응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안 후보자 사퇴로 박 대통령의 세월호 정국 수습책이 잔뜩 꼬이게 됐을 뿐만 아니라, 책임론의 화살이 정면으로 청와대로 쏟아져 국정 운영의 동력이 심각하게 흔들리게 됐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장 차기 총리 인선부터 원점에서 시작해야 하는데다, 공석인 국가정보원장과 국가안보실장 인사에 대한 고민도 더욱 깊어지게 됐다. 지역 안배 등을 고려, 인적 쇄신의 전체적인 그림을 다시 짜야 하기 때문이다.

소신형 총리 기용과 역할 분담의 책임 내각 등으로 국정운영의 변화를 꾀하려던 박 대통령의 구상도 탄력을 잃을 수 있다. 공직 적폐 척결 등을 화두로 내걸고 총리를 통해 공직사회 개혁과 비정상화의 정상화를 추진하려던 계획이 안 후보자 사퇴로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전관예우 논란만 없었다면, 안 후보자는 공직 개혁의 아이콘으로 손색 없었고 대통령에게 직언도 마다하지 않는 성향으로 세월호 수습 정국의 총리로서 적격이었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청와대로선 안 후보자를 대체할 만한 후보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라면 대체 누가 청문회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회의장 입구에 서 있다. 연합뉴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회의장 입구에 서 있다. 연합뉴스

무엇보다 인사 검증에 실패한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한 야권의 사퇴 공세가 더욱 거세져 청와대가 정치적 논란의 한 복판에 서게 된 것도 적잖은 부담이다. 가뜩이나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청와대 책임론을 털지 못한 상태에서 인사검증 실패 책임론까지 가중되면 청와대가 속수무책의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청와대가 애초 안 후보자의 고액 수익을 뻔히 보고도 전관예우 문제를 안이하게 판단한 것이 결국 엄청난 국정 부담으로 돌아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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