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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지지"라고 말 못한 숨은 표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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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지지"라고 말 못한 숨은 표 얼마나?

입력
2014.05.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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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후보 토론회에서 박원순,정몽준후보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류효진기자
28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후보 토론회에서 박원순,정몽준후보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류효진기자

야당 후보 우세 상황 속

세월호 참사 이전보다

모름·무응답 비율 크게 늘어

정부 책임론에 보수표 잠잠

"무당파 돼 투표 안 할 수도"

6ㆍ4 지방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여론조사에서 답변을 거부하는 소위‘숨은표’분석이 한창이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격전이 예상되는 수도권 광역단체장 여론조사 결과에서 야권 후보에게 유리한 흐름이 계속되면서 “여권 성향의 숨은표가 다수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통상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숨은표’는 야당 성향의 표심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다르다. 한국일보가 지난 2월부터 4차례 실시한 서울ㆍ경기 광역단체장 여론조사 결과를 세월호 참사 전후로 나눠서 살펴 보면 이 같은 추세가 보다 뚜렷해진다.

서울의 경우 세월호 참사 전에 실시한 1차(2월 22~23일)와 2차(3월 23~24일) 조사에서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간 양자 대결에서 모름ㆍ무응답이 각각 4.6%와 3.9%에 불과했다. 두 차례 모두 새누리당 후보가 확정되기 전이었지만 숨은표는 5.0% 미만으로 오차범위 이내였다. 서울보다 전반적으로 숨은표 비율이 높지만 경기에서도 새누리당 남경필, 새정치연합 김진표 후보와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을 대상으로 실시한 1차 조사에서 모름ㆍ무응답은 7.6%였다.

그러다 세월호 참사(지난달 16일) 이후 실시한 조사에서 숨은표 비율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의 3차 조사(5월 13~14일)에서는 모름ㆍ무응답이 각각 13.6%와 21.6%까지 치솟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여야 후보가 확정되면서 대결 구도가 뚜렷해지고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숨은표는 늘어난 것이다. 다만 선거를 1주일 여 남기고 실시된 4차 조사(5월 26~27일)에서 서울과 경기의 모름ㆍ무응답 비율이 11.1%와 18.0%로 다소 줄었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전문가들은 세월호 여파로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대거 답변을 기피하거나 ‘모르겠다’고 답하는 방향으로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여당에 대한 책임론이 비등한 사회적 분위기에서 보수 지지층이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코리아리서치 박석호 사회여론조사 부장은 “정황상 세월호 참사의 영향으로 정부 책임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번 선거에서는 보수층 유권자들이 숨어 있을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물론 무당파로 돌아선 여권 지지층이 끝내 투표장에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숨은 표’는 그대로 야당에 어부지리가 될 수 있다. 익명의 여론조사 전문가는 “여론조사 기법이 상당히 정교해진 것을 감안할 때 단순한 숨은표라기 보다 실제 정치권에 대한 실망으로 무당파로 돌아선 표심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경향은 2010년 지방선거와 정반대 양상이다. 당시에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안보 이슈가 주목을 받으면서 보수층의 목소리가 컸다. 그러면서 선거 직전까지 여당 후보들이 야당 후보에게 큰 격차로 앞서는 여론조사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실제 개표 결과 야당 후보들이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뒤집는 경우가 속출했고, 진보 성향의 숨은표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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