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 대구퀴어문화축제 내달 28일 2?공원서
대구기독교총련 등 반발 “에이즈확산·청소년 성 정체성 혼란 등 우려”
주최 측 “에이즈 과장…뒷북반대 이해 못해”시 “절차상 하자 없어”
보수도시 대구에서 올해로 6회째를 맞는 동성애축제가 뒤늦게 개최 불가론에 직면하고 있다. 축제 반대론자들은 ‘에이즈 환자 급증 우려, 청소년 성 정체성 혼란’과 행사 장소의 성격상 축제 취소를 주장하고 있으나 축제조직위 측은 성 소수자의 인권 보장 차원에서 축제를 열 방침이어서 마찰이 우려된다.
성 소수자들이 주최하는 ‘제6회 대구퀴어문화축제’는 다음달 28일 오후 1∼6시 대구 중구 2ㆍ28기념중앙공원에서 열린다. 축제 조직위는 이날 천막 4동을 설치, 축하공연과 강연, 사진전 등을 하고 공원입구에서 삼덕119안전센터, 대구백화점 등 2㎞ 정도 되는 코스를 1시간 만에 돌아오는 퍼레이드도 계획하고 있다.
이 축제는 2009년 6월 첫 행사를 시작으로 매년 대구 동성로에서 열렸으나 부스 설치와 통행 불편 등을 이유로 올해는 2ㆍ28공원에서 개최된다.
국가인권위 대구사무소, 민예총, 대구여성인권센터 등 16개 기관단체가 함께하는 축제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이 축제를 통해 성소수자의 인권이 제 자리를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대구기독교총연합회와 동성애문제 대책위원회 등은 ‘동성애의 폐해와 문제점’이라는 유인물을 통해 ‘동성애는 에이즈를 전파하는 위험하고 비정상적인 행동’이라며 청소년이 많은 도심 한복판 공원의 동성애축제를 비판하고 있다.
특히 2ㆍ28공원은 대구 민주화의 상징 공원인데다 세월호 참사의 애도분위기가 가시지 않은 상황이라며 대구시와 대구시설관리공단에 행사 장소 취소를 요청했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 송수열 사무총장은 “그동안 동성애축제가 열린 사실 자체를 몰라서 그냥 넘어갔지만 이제는 방치할 수 없다”며 “대구 외곽이면 몰라도 2ㆍ28기념공원에서는 축제를 열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축제조직위는 2ㆍ28공원에서 민주화와 관련없는 많은 종류의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다, 에이즈에 대한 우려는 엄청나게 과장됐다며 축제를 취소할 의사가 전혀없다고 밝혔다.
배진교 축제조직위원장은 “동성애축제가 성경 내용에 어긋난다고 하면 이해는 할 수 있지만 2ㆍ28기념공원이라서 안된다는 얘기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며 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
한편 대구시설관리공단은 3월 말 2ㆍ28기념공원을 동성애축제 장소로 해달라는 조직위원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성 소수자 인권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받은 4월 초 사용승인을 내줬다.
대구시 관계자는 “2ㆍ28기념공원에서 동성애축제를 여는 것에 대한 절차상 하자는 전혀 없다”며 “양자가 토론회 등을 통해 상대방의 주장과 생각을 이해하는 것부터 매듭을 풀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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