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상의 베스트라인업 가동 상대 두터운 수비 못 뚫고 세트피스도 날카로움 떨어져 박주영, 공격진과 호흡 합격점
홍명보호가 알제리전을 염두에 두고 튀니지와 치른 마지막 평가전에서 예방 주사를 제대로 맞았다. 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전에서 전반 44분 상대 주하이에르 다우아디에게 결승골을 얻어 맞고 0-1로 패했다. 대표팀은 시종일관 답답한 공격력으로 상대의 두터운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다.

국내에서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에서 한국은 사실상 베스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최전방에 박주영(29ㆍ아스널)이 포진했고, 좌우 날개로 손흥민(22ㆍ레버쿠젠)과 이청용(26ㆍ볼턴)이 배치됐다. 캡틴 구자철(25ㆍ마인츠)이 2선 공격수로, 중원에는 기성용(25ㆍ스완지시티)과 한국영(24ㆍ가시와)이 지켰다. 좌우 풀백에는 윤석영(24ㆍQPR)과 이용(28ㆍ울산)이, 홍정호(25ㆍ아우크스부르크)와 김영권(24ㆍ광저우 헝다)은 중앙 수비로 출전했다. 골키퍼 장갑은 정성룡(29ㆍ수원)의 차지였다.

실전 감각 우려 박주영 OK, 윤석영은 글쎄
봉와직염 부상으로 지난달 조기 귀국했던 박주영은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와 달리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청용, 구자철 등과 유기적인 호흡을 자랑했다.
박주영은 경기 초반 상대의 거친 압박에 공격이 활발하게 전개되지 않자 중원까지 내려와 동료들에게 패스를 건네며 경기를 풀어갔다. 전반 29분 아크 정면에서 볼을 잡은 뒤 상대 수비가 몰리자 개인기로 수비수를 따돌린 뒤 빈 공간에 있던 한국영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하는 장면도 돋보였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한 뒤 오른발 슈팅을 때렸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박주영은 후반 31분 김신욱(26ㆍ울산)과 교체될 때까지 그라운드 곳곳을 활발히 누볐다.

반면 소속팀의 승강 플레이오프로 인해 24일에야 합류한 윤석영은 의욕과 달리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왼쪽 날개 손흥민과의 스위칭과 활발한 오버래핑은 나쁘지 않았지만 정확한 크로스가 아쉬웠다. 그나마 후반 들어서는 체력 저하로 움직임마저 둔해졌다.


아쉬움 남은 세트피스 보완점으로 남아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은 6골 중 4골을 세트피스 상황에서 성공시켰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도 대표팀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볼이 정지된 상황에서 필승 패턴을 완성시키는 것이다. 홍 감독도 튀니지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트피스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대표팀이 준비했던 세트피스는 날카로움이 떨어졌다. 프리킥 스페셜리스트 기성용의 발끝에서 나온 여러 차례 프리킥은 상대의 장신 수비에 가로 막혔다. 전반 초반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코너킥을 달려들던 홍정호가 헤딩슛으로 연결한 것을 제외하곤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공이 없는 상황에서 더 활발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적극성이 아쉽다”고 꼬집었다.

경기 내내 비슷한 양상이 이어졌다. 제대로 된 공격 전개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상대 파울로 인해 몇 차례 찬스를 얻어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사상 첫 원정 8강을 노리는 대표팀으로서는 남은 기간 세트피스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과제로 남게 됐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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