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4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전에서 격돌하는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는 28일 마지막 TV토론회에서 친환경 식자재 농약 검출을 두고 격하게 충돌했다. 특히 이날 검찰이 서울친환경유통센터를 압수수색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 후보의 공세는 어느 때보다 거칠었다.
여의도 63빌딩에서 개최된 이날 토론회에서 정 후보는 ‘농약급식’이라는 말을 거듭 써가며 박 후보를 몰아세웠다. 그는 박 후보를 겨냥해 “아이들에게 ‘농약급식’을 줘서 감사원으로부터 무더기 징계를 받은 부정부패를 반드시 뿌리뽑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후보는 이날 자신에게 주어진 토론시간 대부분을 서울친환경급식센터가 공급한 식자재에서 농약이 검출된 점을 거론하며 박 후보를 몰아세웠다. 토론 도중에 감사원 보고서를 여러 번 들어 보이면서 박 후보를 자극했다. 그는 “서울시장이 감사원으로부터 주의를 받은 건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이후에 처음”이라며 “이번 선거는 농약급식을 할지 말지 선택하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이에 박 후보는 “서울시가 감사원으로부터 전달받은 통보서에는 정 후보가 지적한 내용이 없는 만큼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후보는 정 후보의 공세가 계속되자 “서울시는 부적합한 농산물이 아이들 식탁에 오르지 않도록 이중삼중의 체계를 갖추고 철저히 관리 중”이라며 “감사원도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자체는 (식자재) 안전성을 사전에 검증하는 체계를 갖췄다고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도시개발과 일자리 창출 문제를 둘러싸고도 부딪쳤다. 정 후보는 “서울 경제는 침몰하고 있다”며 “박 후보는 재개발ㆍ재건축을 원칙적으로 반대하는데, 저는 시민들이 원하면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실업률도 4.3%에서 4.9%로 높아졌다”며 “몇 천명에게 일자리를 주는 박원순표 협동조합이 아니라 몇 십 만개의 안정적 일자리를 만들어주겠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러자 박 후보는 “서울의 국제 경쟁력은 9위에서 6위로 올라섰고, 시장 재임 시 6조4,000억원 규모의 해외자본도 유치했다”며 “실업률도 시장 취임 전과 비교하면 4.7%에서 2013년 4.0%로 낮아졌다”고 반박했다. 대신 그는 “토목건설로 일자리를 견인하는 시대는 지났는데, 정 후보가 제시하는 사업은 이명박ㆍ오세훈 전 시장의 전적을 되풀이 하겠다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꼬집었다.
선거를 앞두고 마지막 TV토론이었던 만큼 두 후보의 신경전도 과열되는 모습이었다. 정 후보는 “많은 기업으로부터 협찬ㆍ후원 받은 박 후보는 공인으로서 기본적 균형감각과 윤리의식이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비난했고, 박 후보는 몇 차례 불편한 심기를 감추다 못해 “품격 있는 토론을 해 달라. 항간에는 박원순은 서울시만 얘기하고, 정몽준은 박원순만 이야기 한다는 말이 있다”고 맞받았다.
한편 박 후보 측은 토론회 이후 ‘농약이 남아있는 식자재를 학교에 공급한 적이 전혀 없다’고 한 발언에서 한 발 물러 섰다. 진성준 캠프 대변인은 “정 후보 측 주장처럼 4,300㎏ 전체가 농약농산물이라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농약 검출 가능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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