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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반올림, 백혈병 문제 해결 실마리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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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반올림, 백혈병 문제 해결 실마리 보인다

입력
2014.05.2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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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관계자들(왼쪽)과 삼성직업병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 대표단이 28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노동자들의 백혈병 발병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관계자들(왼쪽)과 삼성직업병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 대표단이 28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노동자들의 백혈병 발병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식사과 후 5개월 만에 대화

6월 2차 협상 등 3가지 합의

중재기구 설립에는 양측 이견

삼성전자와 삼성 직업병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측이 5개월 만에 대화를 재개했다. 7년을 끌어온 '삼성전자 백혈병'논란이 본격적인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양측은 28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만나 약 2시간 동안 앞으로 논의하게 될 주요 의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삼성전자에선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을 포함한 8명이, 반올림측에선 2007년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급성백혈병으로 숨진 황유미씨의 부친 황상기씨 등 9명이 참석했다.

황유미씨 사망 이후 7년 가까이 법정공방 속에 답보만을 거듭해왔던 삼성 직업병 피해논란은 정의당 심상정의원이 중재안을 제시하고 삼성전자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14일 공식사과와 함께 합당한 보상을 약속한 이후, 마침내 대화 테이블을 차리는데 성공했다. 양측은 지난해 1월 대화를 시작했고 10개월여 동안 다섯 차례의 실무협의를 거쳐 12월 본 협상으로 넘어갔지만 피해자 위임장 문제에 발목이 잡혀 대화자체가 단절된 상태였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만남에서 양 측은 일단 대화를 이어가자는 데는 의견을 모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좋은 분위기에서 대화가 잘 이뤄졌다. 양 측이 직접 대화를 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측은 일단 협상진전을 위해선 서로에 대한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고 판단, 반올림이나 피해 가족들을 대상으로 제기했던 고소를 이른 시일 내에 취하할 계획이다. 또 새로운 협상단을 구성, 반올림측과의 논의를 진전시키기로 했다.

이에 대해 반올림 관계자는 “삼성전자 측과 서로 원하는 내용에 대해 대화를 성실하게 해보자는 데는 동의했다”며 “세부적인 사안들은 다음 번 회동부터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양 측은 이날 ▦사과 및 보상, 재발방지 등 3가지 의제에 대한 성실한 대화 ▦삼성전자측에서 제기한 고소건에 대한 빠른 해결 ▦6월 중 2차 협상 등을 합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보상 등 문제를 논의할 제3의 중재조정기구에 대해선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삼성전자 측은 “대화를 진행하다가 벽에 막히면 중재조정 기구를 만드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지만, 반올림 측에선 “중재 조정 기구에 대해선 어떤 합의도 한 게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심상정 의원의 제안처럼, 양측 인사 및 사회적 명망이 있는 중립인사들로 구성된 중재기구를 만들어 보상 등 문제를 논의하자는 입장. 하지만 반올림측은 삼성전자와 직접 교섭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때문에 실질 보상논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중재기구 설립문제만으로도 양측은 합의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삼성측의 사과와 피해자측의 사과수용이 이뤄진 만큼, 협상결과는 낙관적이란 평가도 있다. 이인용 사장은 회동을 마친 뒤 "피해자 가족분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 드릴 수 있도록 마음을 다해 대화해 나가겠다"고 밝혔고, 황상기씨도 "다른 교섭 때보다 상당히 진도가 나갔다. 특히 피해자의 마음을 어루만져줘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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