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득점 지원에 울고 웃는 투수들
지난 27일 류현진(27ㆍLA 다저스)이 7이닝 퍼펙트 하며 시즌 5승째를 달성한 날.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는 시카고 컵스 오른손 투수 제프 사마자(29)의 승리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11번째 선발 등판 만에 기다리던 첫 승을 거둔 것. 사마자는 전날까지 10경기에서 1.46의 리그 최정상급 평균자책점을 찍었지만 승리 없이 4패만 당했다. 컵스 타자들은 사마자만 나오면 약속이나 한 듯 침묵했다.
국내에도 저조한 득점 지원에 우는 투수들이 꽤 있다. 피자, 소고기 등 시원하게 한 턱을 쏴도 동료들의 방망이는 좀처럼 터질 줄 모른다. 반면 ‘그’만 마운드에 서면 타자들의 방망이가 춤추는 ‘럭키가이’들도 많다. 9실점 해도 10점을 뽑아주는 행복한 선발 투수들이다. 27일 현재 득점지원율에 울고 웃는 투수들을 정리해봤다.
●다승 공동 선두 유먼, 웨버…그만 쳐줘도 돼
득점지원율은 선발 투수가 마운드에 있었을 당시 야수들의 득점지원이다. ‘(득점*9)/ 이닝’이 계산법이다. 매 경기 얼마나 많은 득점 지원을 받았고, 얼마나 적은 득점 지원을 받았는지 말해준다.
대표적인 럭키카이는 롯데 유먼, NC 웨버다. 두 명의 투수가 등판하면 롯데, NC가 다득점할 확률이 높다고 보면 된다. 유먼의 득점 지원율은 10.6, 웨버는 무려 11.4다. 8경기에서 42.1이닝을 던진 유먼의 총 득점 지원은 50점. 웨버는 10경기 61.1이닝을 던져 78점의 득점 지원을 받았다.
둘은 다승 공동 선두다. 나란히 6승2패를 기록하며 유희관(두산ㆍ5승1패), 양현종(5승3패ㆍKIA) 등에 1승 앞서 있다. 눈 여겨 봐야 할 부분은 평균자책점. 유먼(4.25), 웨버(4.26) 모두 4점 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지만 양현종(2.65) 유희관(3.39) 보다 승리가 많다. 화끈한 득점 지원 덕분이다.
●송승준…나한테 왜 이래
롯데 송승준은 억울하다. 팀 동료 유먼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9경기에 등판해 승리 횟수는 단 1차례. 패전투수만 7차례 되며 패만 잔뜩 쌓였다. 송승준은 올해 한 순간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하고 소극적이다. 7.14의 높은 평균자책점은 송승준이 왜 리그 최다 패전투수인지를 말해준다.
하지만 득점 지원이 적어도 너무 적다. 40.1이닝, 송승준이 마운드에 서 있는 동안 롯데 타자들은 단 11점만 뽑아줬다. 매 경기 2.5점만을 지원해준 셈이다. 송승준은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를 해도 승리 투수가 될 수 없다.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3자책 이하)를 해도 패전 투수가 될 위기다. 이 밖에 양현종(4.2점) 밴헤켄(4.2점ㆍ넥센) 우규민(4.7점ㆍLG) 등도 득점 지원이 그리 많지 않은 대표적인 투수들이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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