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예금보험공사 등 금융 공기업들의 미래전략에는 절실함이 담겨 있다. 경기침체로 고사위기에 처한 금융업계를 살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불편해소와 환경 개선에 나서는 동시에 신의 직장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전면 개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020년까지 글로벌 7위 거래소, 시가총액 세계 9위, 주식 거래대금 세계 5위로 도약’을 목표로 삼은 한국거래소만 보더라도 그렇다. 겉으로 보기에는 무작정 규모를 키워 세계 시장화하겠다는 의미 같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거래부진→시장기능 위축→기업 자금조달 여건 악화 및 업계 불황’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과거처럼 손님을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손님을 모시겠다는 것이다.
최경수 이사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올초 발표한 선진화 전략도 같은 맥락이다. 최 이사장은 “경제성장 둔화, 부동산 침체, 가계부채 증가 등 경제환경의 구조적 변화로 기업실적 악화, 증시침체에 상장건수 및 공모금액도 급감했고, 국내 증권사도 조직ㆍ 인력감축 등에 돌입했다”며 “자본시장 운영자인 거래소가 금융투자업계 전체의 절박함을 인식하고 지금의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거래소는 이 외에도 전체 수익의 75%가 거래 수수료에 집중돼 있는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신상품개발 강화 ▦미래 전략사업 발굴 ▦상장유치 강화 ▦해외사업 전문화 등 미래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조직개편을 추진해 수수료 수익 비중을 50%까지 낮추기로 했다.
캠코는 ‘국가자산 든든하게, 국민행복 가득하게’를 올해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국가재정 건전성을 높이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기업으로서 거듭나기 위해 혁신을 거듭하겠다는 의미에서다. 홍영만 사장은 임직원들이 발제한 혁신과제 500여개 중 ▦마음(心)을 다해 청년을(靑) 이롭게(利) 한다는 의미의 콘서트 형식 채용설명회 ‘심청이’ 프로젝트 시행 ▦고객 원스톱서비스를 지원하는 ‘고객종합지원센터’ 운영 ▦정도경영 실천의지를 담은 ‘청렴명함’ 만들기 등 20개를 우선과제로 선정하기도 했다.
캠코는 금융소외자들의 신용회복과 서민금융 지원에도 적극 나선다. 저소득층의 고금리 대출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바꿔드림론을 3만7,000명에게 지원하며 고용노동부와 취업성공패키지 연계를 강화해 1,500명에게 취업 및 창업 등 자활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예보기금의 건전성과 신뢰를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2017년까지 20조2,000억원의 부채를 줄이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부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실저축은행에 대한 매각을 완료하고 현재 진행중인 우리금융지주의 보유지분을 조속히 정리해 자금 회수를 최대화할 계획이다. 김주현 사장은 “최근 몇 해 동안 부실금융회사를 효율적으로 정리해 예금자를 보호하고 금융시스템 안정을 유지했다”며 “올해는 지원된 자금을 회수하고 보유지분의 매각을 차질없이 완료하는 동시에 위기 상황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정리제도를 재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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