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진 영화평] 디 아더 우먼[★★] “미성숙한 코미디 영화!”
전형적인 할리우드산 속빈 강정과 같은 영화다. 상스럽고 짜증나게 만드는 우습지 않은 코미디다. 코미디에 재주가 있는 캐머런 디아즈와 레즐리 맨이 주연하는데 웃음이 자연스럽지가 못하고 억지로 쥐어 짜는 듯이 불편해 피곤하다.
연기와 대사 역시 모두 가짜 투성이인 '칙 플릭'인데 세 여자의 억지 교태와 제스처와 함께 끊임 없이 재잘대는 허튼 소리에 짜증이 나고 신경질이 난다.
영화를 감독한 사람은 센티멘털한 로맨스영화 노트북을 만든 닉 캐사베이티즈인데 코미디 데뷔가 엉망진창이다. 레즐리 맨을 비롯해 역시 여자들이 주인공인 코미디 브라이즈메이즈의 재미와 폭소에 비하면 이 영화는 허접한 쓰레기에 가깝다.
바람둥이 남자의 피해자들인 세 여자가 일치 단결해 남자에게 온갖 방법으로 복수를 한다는 '복수 코미디'인데 알다가도 모를 일은 이들이 어떻게 해서 별 남성적 매력이 없는 이기적인 플레이보이 역의 니콜라이 코스터 왈도(덴마크 배우로 HBO의 인기시리즈 왕좌 게임에 나온다)에게 그렇게 쉽게 몸을 허락하느냐 하는 점이다. 꼭두각시 같은 역의 코스터 왈도는 미스 캐스팅이다.
뉴욕에서 잘 나가는 맹렬여성 변호사 칼리 위튼(디아즈)은 회사설립 전문가인 마크 킹(코스터 왈도)을 만나자마자 반해 둘이 요란하게 섹스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코네티컷주에서 뉴욕으로 출퇴근하는 마크가 유부남이 아닌가.
대경실색한 것은 칼리뿐만 아니라 마크의 전형적인 가정주부 케이트(맨)도 마찬 가지. 그런데 서로 적이 돼야 할 칼리와 케이트는 서로 마음이 맞아 둘이 팀이 되어 마크에게 복수를 하기로 한다. 여기에 합류하는 것이 마크의 또 다른 여인인 젊은 육체파로 약간 맹한 스타일의 앰버(업톤)다.
셋이 복수의 삼총사가 돼 작업에 들어 가는데 이런 복수 과정에서 셋은 술 마시고 춤추고 포옹하고 재잘대고 까불면서(보기가 낯 간지럽다) 우정으로 단단히 맺어진다. 그런데 이 복수 수단이 참으로 상스럽기 짝이 없다.
마크의 샴푸제에 탈모제를 대신 집어 넣어 마크의 머리가 빠지게 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복수용 설사약을 먹은 마크가 고급식당에서 방귀를 뀌다가 급기야 참지를 못하고 일을 저지르는 장면. 고약한 냄새가 난다.
이렇게 상스러운 것은 세 여자가 재잘대는 대화에서도 나오는데 이들은 여자의 은밀한 곳의 손질에 대해서 신이 나서 떠들어댄다. 이 밖에도 디아즈의 얼굴과 커다란 개의 커다란 그것과의 접촉 등 매우 볼썽 사나운 장면들이 많다.
디 아더 우먼은 일종의 여성 영화인데 여성을 모요한 건 아닐까? 상당히 미성숙한 코미디다.
박흥진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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