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바블헤드 인형 5만개 배포 가수 정용화 애국가·알리는 미국국가 불러
미국 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 '한국 잔치'가 벌어졌다.
다저스는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가 열린 27일(현지시각)을 '코리아 나이트'로 정해 경기 전에 다양한 한국 관련 행사를 열었다.
'코리언 나이트'의 시작은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로 다저스에서 전성기를 보낸 박찬호(41) 특별 사인회로 시작됐다.
다저스타디움 정문 앞 박찬호 사인회장에는 다저스 팬 200여명이 길게 줄을 지어 차례를 기다리다 박찬호의 사인을 받고 즐거워했다.
길버트 가르시아(27)는 "어릴 때 박찬호의 힘찬 투구에 매료돼 팬이 됐다"면서 "그때 받지 못한 사인볼을 받게 돼 너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다저스 구단은 박찬호와 류현진(27)을 나란히 다저스 인터뷰룸에 초청해 기자회견도 열어줬다.
이 자리에서 박찬호는 "나라가 어려웠던 시절에 국민들에게 힘을 줬던 좋은 추억이 있는 다저스타디움을 다시 방문해서 감격스럽다"면서 "류현진 선수가 너무 잘하고 있어 흐뭇하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작년 코리아 나이트 행사 때도 추신수 선배와 함께해서 좋았는데 올해는 대선배를 모시고 뜻깊은 행사를 열어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둘은 식전 행사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시구에서 호흡을 맞췄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마운드에서 던지고 한국 프로야구에서 곧바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첫번째 선수 류현진이 포수 자리에서 공을 받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박찬호는 현역 시절 달았던 등 번호 61을 새긴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시구했다.
공은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향했고, 류현진이 오른팔을 뻗어 공을 잡았다.
시구를 마친 후 박찬호와 류현진은 진한 포옹을 나눴다.
4만여명의 관중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전·현 다저스 스타 선수의 만남에 열광했다.
박찬호는 한양대 재학 중이던 1994년 다저스와 계약했고, 그해 4월 8일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며 '한국인 첫 빅리거'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다저스에서 2001년까지 8시즌을 뛰고 텍사스 레인저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뉴욕 메츠·필라델피아 필리스 등으로 이적하며 2010년까지 17시즌 동안 124승(98패)을 올려 미국 프로야구 아시아 투수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2011년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에 입단한 그는 2012년 한국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서 뛰고 은퇴했다.
류현진은 2012년 박찬호와 같은 팀에서 뛰며 메이저리그 진출을 향한 꿈을 더 키웠고 그해 12월 다저스와 계약했다.
가수 정용화가 애국가, 알리는 미국 국가를 차례로 불렀다.
전날 류현진의 눈부신 투구를 봤다는 정용화는 "평소 좋아하는 류현진 선수가 뛰는 이곳에서 애국가를 부르니 더할 나위 없이 영광스럽다"고 말했고 알리는 "목이 좋지 않아 걱정했지만 류현진 선수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불렀더니 아주 연주가 잘 됐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활동하는 태권도 시범단 '엑스플로어'가 경기 전에 8분 동안 화려한 태권도 발차기와 격파 시범을 펼쳐 '코리아나이트'를 뜨겁게 달궜다.
'코리아나이트' 행사를 마련한 한국관광공사 강옥희 로스앤젤레스 지사장은 "한국 출신 메이저리거 2명을 활용해 미국인들에게 한국을 한결 친근하게 느끼게 해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 입장한 관중은 모두 류현진의 머리까딱 인형(바블헤드)을 받았다.
머리까딱 인형은 다저스 팬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사은품으로 주로 스타급 선수만 머리까딱 인형 제작 대상이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인형 5만개를 제작했다.
"나와 닮지 않아서 좀 서운하다"고 농담한 류현진은 "그래도 2년차 선수가 누리기엔 과분한 영광"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의 머리까딱 인형 제작은 아시아나 항공이 후원했다.
이날 7회가 끝난 뒤 잠깐 경기를 쉬는 브레이크 타임 때는 '강남 스타일' 음악에 맞춰 관중들의 말춤 경연이 벌어지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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