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로 임기를 마치는 강창희 국회의장은 27일 “정치의 기본은 양보”라며 여야 정치권을 향해 양보와 타협의 정치를 강조했다.
강 의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헌정사상 국회의장실을 점거 당하지 않은 최초의 국회의장이 됐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여야가 역지사지하면 안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다수당의 일방적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한 국회선진화법 시행과 함께 국회의장 임기를 시작한 강 의장은 실제 19대 국회 전반기 동안 여당의 강행처리 요구를 여러 차례 물리치고 여야 타협을 이끌어온 국회 수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강 의장은 새누리당 내에서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반대기류가 강한 것에 대해서는 “당장 법을 고치기보다는 2년 더 법을 이행한 뒤 평가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지난해 연말 예산안 처리 과정을 상기하며 “강행처리 요구가 많았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고 설득하며 참았다”면서 “직권상정 제도가 있으면 못 참을 정도로 유혹이 크겠지만 참으면 변화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강 의장은 여야 원내지도부를 향해서도 양보의 정치를 주문했다. 그는 최근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의 신임 인사 방문 때도 “양보 없이는 타협이 없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국회 운영과 관련해서도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원내대표는 적어도 여야의 상충된 의견을 조율해 본 경험이 있는 상임위원장 출신이 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의장은 청와대와도 무난한 관계를 유지한 입법부 수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법안 처리와 관련해 대통령이나 청와대로부터 (전화나 부탁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정무수석이 가끔 야당에 대해 불평을 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 야당은 얘기가 될만한 야당이니 더 노력해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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