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합병 시장 환호
새 인터넷공룡 등장 기대감 수혜 종목들도 이틀째 강세
주가전망은 당장 시장 잠식할 상황 못 돼 네이버 주가도 반등에 성공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경쟁 해외시장 입지 강화에 달려
일시적인 환호일까, 대반격의 신호탄일까. 신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다음과 카카오와의 합병에 일단 시장은 환호를 보냈다. 다음 주가는 상한가를 달렸고, 합병 수혜 종목들도 이틀째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다음은 거래가 재개된 27일 장 시작과 동시에 상한가(8만9,800원)를 쳤다. 전날에는 우회상장 심사를 위해 거래가 정지됐었다.
두 회사가 합병한 다음카카오가 탄생하면 시가총액 3조4,000억원으로 셀트리온(5조690억원)에 이어 단숨에 코스닥시장 2위로 올라선다. 이날 증권가도 ‘새로운 인터넷 공룡의 등장’에 잔뜩 기대감을 쏟아냈다. 신한금융투자(9만원→11만5,000원), 우리투자증권(8만원→11만원), 현대증권(9만원→10만5,000원), KTB투자증권(7만5,000원→10만원) 등은 다음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렸다.
이처럼 낙관적인 전망 일색인 데는 이번 합병이 두 회사의 기존 약점을 보완하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 “성장률이 둔화됐던 다음이 카카오와의 합병으로 모바일 시장에서의 성장 동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정재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카카오톡에 다음 검색 서비스를 연결해 검색 점유율을 높이는 등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등의 평가가 나온다. 새로운 수익모델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원은 “다급한 처지에 내몰렸던 다음이 이번 합병으로 국내 최대 모바일 트래픽을 보유한 카카오와의 결합해 모바일 광고, 금융결제 등 새 수익모델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둘의 합병은 네이버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합병 발표에 전날 주가가 4% 가까이 떨어졌던 네이버는 이날 반등에 가까스로 성공, 75만5,000원(1.34%)으로 마감했다. 정재우 연구원은 “모바일 시장을 두고 다음과 네이버가 치열하게 맞붙을 것”이라며 “다음과 카카오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내느냐에 따라 네이버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기 조정을 받긴 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네이버 주가의 방향에 큰 변화가 없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동부증권은 이날 네이버의 목표주가 100만원과 투자의견 ‘매수’도 그대로 유지했다. 아직 다음카카오가 네이버의 시장을 잠식할만한 상황은 못 된다는 얘기다.
증권가에서 보는 향후 관건은 다음카카오의 해외시장에서의 입지 강화 여부다. 김미송 현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여전히 왓츠앱, 라인, 위챗의 3개 주요 모바일 메신저가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을 지속할 것”이라며 “다음카카오의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려면 해외 시장에서 성공적인 확장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서는 다음과 카카오 모두 이렇다할 해외 진출 경험이 없다는 것이 라인으로 탄탄한 해외 기반을 갖춘 네이버와 확연히 대비된다는 것이다. 홍종길 연구원은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가입자 수와 매출액이 카카오톡 보다 월등히 앞서 있어 다음에 쉽게 1위를 내줄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라며 “오히려 경쟁상대가 생기면서 시장이 커져 네이버에 더 유리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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