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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미래경영 화두 "다시 기본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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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미래경영 화두 "다시 기본부터"

입력
2014.05.2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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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이 3월 그룹의 11번째 계열사가 된 KB캐피탈 출범 기념식에서 축하 떡을 자르고 있다. KB금융그룹 제공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이 3월 그룹의 11번째 계열사가 된 KB캐피탈 출범 기념식에서 축하 떡을 자르고 있다. KB금융그룹 제공

“Back to the basic”(기본으로 돌아가자)

KB금융그룹의 미래경영 화두다. 명실공히 규모 면에서 국내 1위 업체가 앞으로 뻗어나가도 모자랄 판에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선언을 한 것이다. 자기 반성이 어우러진 고백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사실 KB금융은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는 속담마냥 덩치가 커지면서 고객 개인정보 유출 등 각종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2만5,000명의 임직원은 좌절했고 실의에 빠졌다.

그러나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직원들은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냉정하게 스스로의 문제점을 돌아보는 자성의 계기도 마련했다. 조직의 수장은 이런 분위기에 응답해 난관 극복을 위한 전략으로 정공법을 택했다.

7월로 취임 1주년을 맞는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은 기본에 충실한 경영을 미래경영의 핵심으로 내놓았다.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리딩뱅크의 지위를 되찾아올 수 있는 길이라 믿은 것이다.

근간은 금융의 기본인 고객과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바른 금융’이다. 가시적인 성과는 뒤로 미뤘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래도 더디지만 조직 쇄신과 변화의 조짐이 차츰 감지되고 있다.

임 회장은 우선 파벌과 줄서기로 얽힌 오랜 인사 폐단을 손봤다. 1월 꾸려진 조직문화쇄신위원회(내부 경영진+외부전문가=9명)는 3개월의 산고 끝에 인사기준 사전예고제, 내부공모제도 강화, 감사실명제, 정보보호본부 신설 등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4월에는 직원들과 새벽까지 8시간이 넘도록 ‘반성 속의 새 출발 위기 극복 토론’을 했다. 소통 분야를 담당하는 일선 직원들이 함께 하는 ‘CEO와의 대화’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그러면서 미래를 대비한 내실은 차분히 다져나가고 있다. 3월에는 KB캐피탈(11번째 계열사) 편입으로 오랜 숙원이던 비(非)은행 계열 강화 및 포트폴리오 다각화라는 날개를 달았다. 해외 전략은 ‘선(先) 점검 후(後) 진출’로 잡았다. 2012년 6월 개설한 인도 뭄바이사무소의 지점 전환을 추진하는 한편, 인도 마힌드라그룹과 합작캐피탈사 설립을 위한 협력도 착착 진행하고 있다.

KB금융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만5,000명 전 직원이 ‘1인 1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고, 지난 한해 총 34만 시간 및 1인당 13.6시간의 지역밀착형 봉사를 수행했다. 모든 계열사가 각자 역할을 분담한 ‘경제 및 금융교육’, 청소년 및 노인 맞춤형 활동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그룹의 주력인 KB국민은행은 ‘스토리가 있는 금융’을 미래경영의 핵심으로 잡았다. “은행의 성패는 고객 한 분, 한 분에게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달려있다”는 이건호 행장의 지론이 반영된 것이다.

스토리가 있는 금융은 풀어 설명하면 고객을 제대로 알고 진심으로 공감하면서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과 서비스를 적법하고 윤리적인 방법으로 원칙과 절차를 지켜 제공하자는 고객중심 경영혁신의 방법론이다. 단기성과 중심의 관행에서 벗어나야 실행 가능한 얘기다.

그래서 KB국민은행은 결과 중심의 성과관리체계(KPI)를 아예 폐지했다. 대신 과정을 중시하는 가치향상지수(VI)를 도입했다. 또 과거 영업점간 과다한 경쟁과 무리한 영업의 원인이 됐던 ‘지점장 종합평가’ 기준도 개편했다. 재무성과 결과보다는 스토리가 있는 금융 철학을 현장에 적용하는지를 살펴보는 식이다. 고객에게 ‘매우 만족’을 요청하는 형식적인 형태의 고객만족도조사(CSI)는 영업현장 자율에 맡겼다. 역시 ‘기본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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