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국민당 모디 총리 취임 제조업 인프라 구축 추진 해외기업 투자 기회 기대
파키스탄 총리와 회담 "테러 근절해 무역 확대" 교차 방문 요청 수락도
독일 자동차회사 폭스바겐은 인도 총선이 끝난 지난 5월 중순 신형 자동차 판매 등 1억유로(1,400억원)에 이르는 인도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인도법인 관계자는 “인도가 다시 투자 열기를 불러 일으키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한다. 인도 시장에서 성과를 내온 일본 자동차회사 스즈키는 최근 주가가 6년 만에 최고로 뛰어 올랐다.
나렌드라 모디 새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 정권이 26일 출범하면서 인도 투자에 관심을 쏟는 기업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경제 재건을 위해 ‘친기업’을 표방한 모디 정권이 대대적인 국내 광역 개발과 에너지, 철도 등 인프라 사업 추진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정권에서 인도는 모두 100조원에 이르는 인프라 개발이 지지부진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약으로 천명 했듯 모디 정권은 제조업 유치의 기반인 인프라 구축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전력 사정이 상시 10%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석탄, 천연가스 등 에너지 분야의 개혁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주력 에너지원인 석탄 생산의 대부분을 맡고 있는 국영기업 개혁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사업을 분할 매각해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이 검토될 경우 해외 기업들의 투자 기회가 생겨난다.
역시 지난 정권에서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던 시장 개방도 진전될 수 있다. 방위산업이나 보험 분야에서 외국출자제한을 완화하는 방안 등이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일본계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인도는 마지막 남은 거대시장”이라며 “출자 규제 완화에 맞춰 투자를 추진하고 경영 참가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모디 정부는 국내에서 반대 여론이 높은 슈퍼마켓 등 종합소매업의 외자 진출에는 반대다. 하지만 급성장하는 인터넷쇼핑 시장 개방에는 적극적이다. 미국 최대 소매점 월마트도 인도 인터넷쇼핑 시장에 뛰어들 계획을 갖고 있다. 인도 진출 기업들은 인도국민당 공약 중 “시대에 뒤떨어지고 모순된 노동 관련 법규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대목도 주시하고 있다. 인도의 노동 관련 법규는 40개가 넘고 그 중에는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하기 전 제정된 것도 있다.
모디 새 총리는 이날 뉴델리 대통령궁에서 국내외 4,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가졌다. 그는 취임선서 직후 성명을 통해 “세계 평화와 발전을 추구하는 국제사회에 적극 참여하는 강력하고 통합된 인도를 건설하자”고 말했다.
취임식에는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등 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SAARC) 7개 회원국 정상 및 대표가 참석했다. 인도가 총리 취임식에 SAARC 회원국을 모두 초청하기는 처음이다. 특히 카슈미르 영유권 문제 등으로 세 차례나 전쟁을 치른 앙숙 파키스탄 총리의 사상 첫 취임식 참석으로 두 나라 관계개선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디 총리는 27일 샤리프 총리와 50분간 회담을 갖고 파키스탄의 방문 요청도 수락했다. 모디 총리는 이 자리에서 “파키스탄이 테러를 근절하면 무역관계를 즉각 개선할 수 있다”며 “2008년 (인도 경제수도) 뭄바이에서 파키스탄 테러단체가 테러를 저질러 166명이 사망한 사건의 재판도 신속히 진행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수자타 싱 인도 외무차관이 밝혔으나 샤리프 총리의 반응에 대한 언급은 삼갔다.
샤리프 총리는 전날 인도 언론과 인터뷰에서 “양국 정부가 국민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어 양국관계에 새 장을 여는데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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