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1일 올림픽체조경기장. 농악대가 신명 나는 놀이로 1만 관객의 흥을 돋우었다. 관객 중에는 전세계 24개국에서 온 이들도 100명이 넘었다. 꽹과리를 들고 농악대를 이끄는 상쇠는 늘 주목 받기 마련이지만 이날은 유독 눈길이 갔다. 정장 차림의 상쇠가 바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었기 때문.
김 회장은 관객으로 ‘모신’ 국내외 직원들 앞에서 연습한 쇠 가락을 선보이며 악대를 지휘했다. 하나금융의 새로운 미래를 발표하는 ‘출발 2014’ 행사장에서 자신이 직원들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몸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날 선보인 10년을 향한 비전은 2012년 새 가족이 된 외환은행까지 참여시켜 1년간 인터뷰와 설문조사, 워크숍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직원들의 꿈을 담아냈다.
새로운 비전은 ‘신뢰받고 앞서가는 글로벌 금융그룹’이다. 목표는 2025년 이익 기준으로 국내 1위, 아시아 5위, 세계 40위 달성이다. 글로벌 비중 40%, 비(非)은행 비중 30% 등 세부전략도 짰다. 무엇보다 모든 바탕이 신뢰라는데 방점을 찍었다. 아울러 자산보다 이익 기준을 목표로 삼은 건 양보다 질로 승부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공을 들이는 분야는 글로벌 비중 확대다. 2012년 기준 하나금융의 글로벌 부문 이익은 전체의 15.7%(2,370억원)인데, 2025년에는 9배 증가한 약 2조원으로 그룹 내 비중이 40%(39.8%)에 육박하게 된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부문에서도 2025년까지 1조5,450원의 이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11.4%(2012년 기준) 정도인 관련 부문 비중을 약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자산관리 강화와 신상품 개발 등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으로 수수료 수입을 늘리는 한편 카드 부문 통합에 따른 시너지 확대도 노린다.
소통과 신뢰를 강조하는 하나금융의 미래경영이 자리를 잡는다면 2025년에는 약 6조원의 이익을 달성하게 된다. 2012년(1조9,580억원)과 비교하면 3배가 늘어난 수치로 명실공히 국내 1위, 아시아 5위의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게 된다는 구상이다. 현재는 아시아 13위, 글로벌 76위권이다.
김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국내 금융그룹 중 가장 넓은 전세계 24개국 127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된 만큼, 중국 및 인도네시아 지역의 현지화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브랜드 신뢰도를 쌓으면서 현지 사람들과 호흡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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