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비 부채 1년 새 12% 급증... 에듀푸어 양산 우려
우리나라 가계의 교육비 관련 부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 추세가 빠른데다 연체율도 상승하면서 ‘에듀푸어’(교육빈곤층) 양산과 내수 위축 우려가 나온다.
LG경제연구원은 27일 ‘미국경제에 부담 커진 학자금 대출, 한국도 대비 필요하다’는 보고서에서 “작년말 우리나라 가계의 교육비 관련 부채 규모가 28조4,000억원”이라며 “전년 대비 12.3%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특히 교육비 지출을 위해 가계가 빌린 대출은 다른 용도의 부채 증가율(6%)보다 2배 이상 빠르게 늘어났다.
정부 재원이 뒷받침하는 한국장학재단 학자금 대출도 2005년 약 5,000억원에서 2012년 11조3,000억원을 기록, 대출잔액이 7년만에 23배나 늘었다. 같은 기간 학자금 대출을 받은 학생수도 18만명에서 181만명으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그만큼 우리나라 가계가 빚을 내서 교육에 투자하고 있다는 의미인데, 문제는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한국장학재단 학자금 대출의 연체율은 2006~2010년까지 3%대 초반을 유지했으나 2011년말 4.97%, 2012년말 5.21%로 높아졌다. 이 대출을 6개월 이상 상환하지 못해 신용유의자(옛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학생 수도 670명(2006년말)에서 4만419명(2012년말)으로 60배나 증가했다. 신용유의자의 경우 각종 금융거래 및 취업에 제한을 받아 결국 에듀푸어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조영무 선임연구원은 “학자금대출자들이 취업을 하더라도 상환 부담은 상당 기간 가처분소득 감소 및 소비 심리 위축 요인이 될 것”이라며 “학자금 대출 상환 압박이 미국처럼 주택 수요 및 자동차, 가구 등 내구재 소비 위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 빚은 1,024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 최대치였던 작년말보다 3조4,000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6.4%나 늘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