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쿠데타로 태국 경제의 큰 축인 관광이 적잖은 타격을 볼 조짐이다. 여행시 사고 우려 등 안전 이미지 악화와 야간 통금 시행으로 발길을 망설이는 외국 관광객들이 갈수록 늘기 때문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방콕 중심부의 번화가 시롬지구에서는 오후 10시부터 시작되는 야간외출금지 때문에 명물인 포장마차가 오후 8시 반부터 문을 닫기 시작하고, 이전보다 확연히 줄어든 외국인 관광객도 서둘러 호텔로 돌아간다. 현지 여행사 직원은 “외국인들의 모습이 눈에 띄게 줄었다. 쿠데타는 태국인에게는 흔한 일이지만, 외국인에게는 무서운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태국관광청 한국사무소에서도 “통행금지 때문에 문을 닫은 상점이나 식당 등이 많아 방콕 거리가 한산하다고 한다”며 “안전사고는 아직 없지만 그렇다고 여행을 장려하거나 독려할 분위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콕을 제외한 푸껫이나 치앙마이 등 다른 관광지들은 안전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태국 군부의 쿠데타 선언 직후인 23일 태국 여행경보를 1단계 ‘여행 유의’에서 ‘여행 자제’인 2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홍콩도 같은 날 ‘여행 적색경보’를 발령했고, 싱가포르는 ‘태국 여행을 심각하게 재고하라’고 통보했다.
하나투어 정기윤 홍보팀장은 “태국은 시위 사태로 지난해 11월 외교부의 ‘여행 유의’ 발령 이후 이미 예약이 많이 줄어있었다”며 “현재 예약자들은 그런 상황을 감수한데다 현상황에 크게 개의치 않은지 취소 요청이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태국 관광체육부에 따르면 지난 1~4월 외국인 관광객 수는 862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9% 감소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을 방콕이 흡수해왔는데 1~4월 방콕을 방문한 외국인은 14%나 감소했다. 태국 정부가 공을 들이는 의료관광객도 정국 혼란 후 10~20% 감소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태국의 관광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10%를 차지하고 200만 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는 주요 산업이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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