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반구 대기 중의 지난 4월 이산화탄소(CO₂) 농도가 관측 사상 처음 평균 400ppm을 넘어섰다고 세계기상기구(WMO)가 26일 발표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WMO는 이날 동아프리카 섬나라 카보베르데와 독일, 아일랜드, 일본, 스페인, 스위스 등의 북반구 관측소에서 측정한 이산화탄소 농도가 4월 평균 400ppm을 넘었다고 밝혔다. 북반구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을 넘게 관측된 적은 있었지만 한달 평균 농도가 400ppm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WMO는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추세가 저위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대로 간다면 내년이나 2016년에는 지구 전역의 한달 평균 농도도 400ppm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기상학자들은 지난 80만년 동안 이산화탄소 농도는 180~280ppm에서 변동하고 있었으며 400ppm을 넘은 경우는 수백만년 동안 없었다고 보고 있다.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석탄과 석유 연소가 급증한 탓에 이산화탄소 농도는 19세기말 290ppm으로 상승했으며 20세기 들어 그 추세가 더욱 빨라져 2000년 무렵에는 370~380ppm으로 증가했다. WMO 통계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 10년 간 매년 평균 2ppm씩 상승해 왔으며 2012년에는 400ppm의 문턱인 393.1ppm을 기록했다. 이는 산업혁명 직전 278ppm에 비해 무려 141% 늘어난 것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초목의 왕성한 활동을 통해 자연 발생하는 탓에 봄철에 정점을 이룬다. 북반구 경우 인간이 배출하는 가스의 영향도 함께 작용해 이런 계절적 변화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미셸 자로 WMO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기후 변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 농도의 상승에 대한 또 한번의 경고 신호”라며 “우리가 후손을 위해 지구를 보존하려 한다면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는 행동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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