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준결승전 제2국>
백 이세돌 9단 / 흑 박영훈 9단
<장면 10> 좌변 흑돌이 크게 잡혀서 백의 승리가 거의 굳어졌다. 이제 흑이 시비를 걸어볼 데라고는 상변밖에 없다. 박영훈이 1로 집 모양을 없애서 백돌 전체를 공격하는 자세를 취해 봤지만 이세돌은 더 이상 골치 아프게 두기 싫다는 듯 일단 2로 패를 따낸 다음 3의 패감을 불청하고 4(▲)로 꽉 이어서 확실히 살아 버렸다. 이렇게 되고 보니 이제는 거꾸로 우상귀 흑돌이 위험해졌다.
박영훈이 좌변에서 7, 9로 움직여서 뭔가 수를 내보려 했지만 이세돌이 8, 10으로 튼튼하게 응수하자 결국은 도로 우상귀로 돌아와 11(△)로 이어서 흑돌을 살릴 수밖에 없다. 그러자 이세돌이 12부터 18까지 다시 좌변을 제압해서 이제는 백이 반면으로도 상당히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이후의 실전 진행이 참고도다. 박영훈이 천신만고 끝에 좌변 흑돌 일부를 살렸지만 사실 이세돌이 그냥 살려준 거나 다름없다. 굳이 흑돌을 잡지 않아도 대신 중앙을 차지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박영훈이 몇 수 더 버티다 결국 돌을 거뒀다. 212수 끝, 백 불계승.
지난 기 우승자 이세돌이 다시 결승에 진출했다. 한편 박영훈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준결승전에서 이세돌에 가로 막혀 탈락했다.
박영철 객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