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할 권리 존중해야" vs "타인 비하 규제 필요"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는 다수의 게시물이 반사회적 가치를 담고 있어 제재가 필요하다."
"일베의 주장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표현의 자유 그 자체는 인정해야 한다."
27일 서울대학교 학생자치단체 SNU아카데미에 따르면 지난 26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센터에서 열린 '제1회 SNU 썰전: 일베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표현의 자유를 얼마나 허용해야 할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SNU 썰전은 '일베를 유지해야 한다'는 찬성 측과 '일베를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반대 측 토론자 각각 2명으로 나눠서 진행됐다.
찬반 토론자 모두 일베의 주장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이를 규제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찬성 측의 김학유(자유전공학부·13학번) 씨는 "일베에서 나오는 표현은 반사회적이고 우리 정서로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발언할 권리 그 자체는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김병민(경영학과·14학번) 씨는 "범죄로 인정될 만한 게시물은 게시자를 처벌해야 하지만, 일부 글 때문에 일베 전체를 규제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권도민(지구과학교육과·13학번) 씨는 "일베에는 타인을 비하하는 발언이 많고 그 정도가 심해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며 "내부적 자정이 필요하고 그것이 어렵다면 외부에서라도 규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마지승(지구과학교육과·14학번) 씨도 "일베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이 생기는 상황에서 표현의 자유를 무한히 인정해줄 수 없다"며 제재 필요성에 공감했다.
40명가량의 청중 사이에서는 일베에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한 참석자는 "일베 이용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다수 있는데 왜곡된 역사·사회인식을 갖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음란사이트나 자살사이트도 표현의 자유란 명목으로 지켜질 수 있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표현의 자유를 무한정 허락하다 보면 과거 히틀러의 나치즘에 잠식됐던 독일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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