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할 음원 제공 대상 모회사 구글까지 확대
계약 기간 5년도 불공정 “인디 생태계 붕괴 우려”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가 유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하며 내건 조건에 국내외 인디 레이블 단체들이 불공정 계약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유튜브가 기존보다 낮은 가격에 지나치게 긴 계약기간을 조건으로 내걸며 음원 스트리밍 계약을 하지 않을 경우 동영상 콘텐츠까지 모두 삭제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세계 인디 레이블 협회들의 네트워크인 세계독립네트워크(WIN)의 회원사인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는 26일 WIN의 항의 성명을 지지하며 “유튜브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시장을 불공정하게 지배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2005년 창립 후 동영상 유통의 공룡으로 성장한 유튜브는 국내에서도 8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데, 광고 유무에 따라 월 5달러(약 5,000원) 또는 10달러의 요금을 받는 유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올 여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국내에서도 계약할 음원 제공 대상을 유튜브 서비스로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모회사인 구글의 음악 서비스 가입자까지 함께 (음원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 때문에 큰 마찰을 빚고 있다”며 “계약 기간도 5년이라 일반적 유통계약 기간보다 턱없이 길다”고 밝혔다. 유튜브는 음악 기획사들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와 관련해 계약하지 않을 경우 유튜브에 올라온 해당 회사의 동영상 콘텐츠도 모두 삭제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WIN은 유튜브가 제시한 음원 단가 기준이 기존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 알디오, 디저 등과 비교해 터무니없이 낮다고 비판했다. 유럽의 대표적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의 경우 스트리밍 1건당 저작권자에게 0.006~0.0084달러(약 6~9원) 정도가 돌아가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내 음원 시장에선 저작권자가 이보다 더 적게 받는다. 따라서 해외 인디 음반사들은 유튜브가 제시하는 가격이 스트리밍 서비스의 기준이 될 경우 인디 레이블의 생태계가 붕괴할지 모른다며 우려하고 있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는 안테나뮤직, 플럭서스뮤직, 마스터플랜, 파스텔뮤직 등이 주축이 돼 2012년 설립한 단체다. 구글 코리아는 “전 세계 수백 여 개의 독립 레이블 및 주요 음반사들과 성공적인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며 진행 중인 협상에 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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