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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 가능성 높다는데… 애그플레이션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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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 가능성 높다는데… 애그플레이션 오나

입력
2014.05.2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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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태평양 해수온도 급상승 농산물 값 오르며 물가 영향 우려

올해 엘니뇨 발생 확률이 높다는 기상관측이 나오면서 하반기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엘니뇨란 열대 태평양(감시구역)에서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이상기후 현상. 엘니뇨가 오면 작황부진으로 농산물(애그리컬쳐) 가격이 급등해 전반적인 물가가 상승(인플레이션)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엘니뇨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다소 높은 상태여서 올 여름 엘니뇨로 발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감시구역의 온도 편차는 지난 3월 0.0도, 지난달 0.3도, 이달 11~17일 0.5도로 높아졌는데, 만약 5개월 이동평균(최근 5개월간 평균)한 해수면 온도 편차가 0.4도 이상 나타나는 달이 6개월 이상 지속할 때 엘니뇨의 시작으로 본다.

실제로 엘니뇨가 발생할 경우 동남아 인도 호주 등에는 가뭄이, 남미에는 홍수가 생기는 등 여러 자연 재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홍수와 가뭄은 다시 농산물의 가격 폭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엘니뇨가 관측된 2009~2010년 대우증권 분석 결과를 보면 2009년 5월 말부터 이듬해 연말까지 면화(154%), 원당(106%), 커피(75%), 옥수수(44%) 가격이 급등했다.

우리나라 역시 엘니뇨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과거 엘니뇨 현상이 나타났던 1997~1998년, 2002~2003년, 2006~2007년, 2009~2010년의 국내 농산물 물가는 대부분 급등했다. 농산물 물가상승률은 1996년 2.6%이던 것이 엘니뇨가 관측된 1997과 1998년 각각 5.7%, 7.1% 상승했고 2003년과 2007년 역시 6.5%, 4.2% 뛰었다. 2010년에는 채소 값이 35.2%나 치솟은 것을 포함해 농산물 가격이 13.5% 급등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해수면 온도의 상승 강도가 평년보다 높다는 이유로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경우 ▦동남아 공급비중이 높은 코코아 팜유 천연고무 커피 ▦인도의 면화 원당 ▦브라질의 커피 원당 대두 옥수수 등의 생산이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엘니뇨의 영향은 비단 농업 분야에 한정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가뭄 탓에 수력 발전에 차질이 생기거나, 광산 지대 홍수로 니켈이나 아연 등 광물 자원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엘니뇨 발생시 그 강약에 따라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은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곡물시장에 재고가 넉넉하고 작황도 나쁘지 않기 때문에 엘니뇨가 발생하더라도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엘니뇨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가 향후 상품가격 상승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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