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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탱탱 하귤의 속살, 사이다·샐러드와 ‘환상 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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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탱탱 하귤의 속살, 사이다·샐러드와 ‘환상 매치’

입력
2014.05.2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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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과일하면 흔히 수박이나 참외를 떠올린다. 물론 나도 별명이 수박대장이라서 집에 수박 한 통을 사 놓으면 2~3일이면 다 먹을 정도지만, 여름에 남 몰래 즐겨먹는 과일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여름귤'이라 불리는 하귤이다.

하귤은 제주도에서 대규모로 재배하는 과일이 아니기 때문에 공식 유통경로를 통해 서울까지 공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 멀리서 난다고 맛있는 걸 못 먹는다는 건 말이 안되지 않나.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서울에서도 편하게 택배를 통해 하귤을 즐길 수 있다.

제주도에서 건너온 하귤을 찬찬히 살펴보면, 생김새는 못생기고 유자 크기만해 귤과 달리 매우 투박하지만 그 겉껍질을 제거하면 푸릇푸릇하고 상큼한 향기가 코를 자극해, 마치 지나간 겨울날의 귤 까먹던 추억을 떠오르게 하고 레몬같이 상큼한 맛은 혀를 감싸며 온몸의 전율을 느끼게 한다.

속껍질을 제거한 하귤의 과육은 자몽의 속살 같다. 약간은 질기고 투박한 속껍질 안의 하귤은 알알이 탱글탱글한 과즙이 풍부하다. 이 과육을 입 안에 넣으면 어렸을 적 마시던 귤 음료를 연상 시킨다. 입 안에 들어간 과육은 알알이 터지면서 상큼한 맛이 나는데 이 또한 굉장히 매력적이다.

그냥 까 먹어도 충분하지만, 하귤을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을 하나 소개할까 한다.

우선 사이다를 한 병 산다. 그리고는 얼음 컵에 사이다를 2/3만 붓고 나머지는 이 하귤을 쭉 짜서, 즙만 넣으면 너무나도 쉬운 하귤에이드가 완성 된다. 빠르고 간편하게 에이드를 만들 수 있을 뿐더러, 맛 또한 참 매력적이다. 향긋한 귤의 내음과 자몽을 닮은 빛깔이 어우러진 상큼함의 결정체다.

아니면 우리가 쉽게 먹는 샐러드에 하귤을 올려보자. 속껍질을 까면 자몽 같이 알알이된 속살만을 덩어리 채로 얻을 수가 있는데, 이 하귤살을 샐러드에 올리고 부서진 속살을 손으로 꾹~ 짜서 샐러드에 뿌리면 약간의 올리브오일과 소금을 더해 멋진 여름 샐러드를 완성할 수 있다.

하귤은 저장성도 아주 뛰어나다. 신문지에 싸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4~5개월이나 저장 가능하니 오랫동안 그 맛을 즐길 수 있는 착한 녀석이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 구입한 하귤 한 박스로 여름을 날까 한다. 여름의 더운 날, 상큼하고 시원한 하귤에이드 한 잔이면 흐르는 땀도 목의 갈증도 날려 버릴 수 있지 않을까?

권우중 CJ푸드빌 한식총괄셰프(비비고, 계절밥상, 다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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