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대비 기분전환 효과 크고 이상화 손톱 등 유명세 영향 시장규모 1조원 육박 추정 지속기간 길고 광택 선명한 ‘젤네일’이 요즘엔 대세 셀프족 겨냥 다양한 색상 출시 화장품 업계 제품 경쟁도 치열
화장품 업계에는 ‘네일 효과’라는 말이 있다. 불황이 지속되면 기분 전환용으로 저렴한 립스틱을 바른다는 ‘립스틱 효과’라는 용어가 있는데, 최근 매니큐어를 열심히 바르는 이들이 늘면서 ‘네일 효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네일 관련 시장이 크게 확대되면서 지난 해 네일 제품 시장은 2,500억원, 네일아트 매장과 서비스까지 포함하면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네일아트(손톱장식)가 국내에 도입돼 본격화한 것은 2000년대 중반. 초기에는 패션과 미용에 관심 많은 20~3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네일아트 매장에서 관리를 받는 것으로 시작하다 최근에는 비용대비 기분 전환 효과가 높고 패션소품으로 인식하는 여성, 남성들까지 늘면서 집에서 직접 하는 ‘셀프 네일족’까지 등장했다.
네일아트를 더욱 알린 데에는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빙상여제 이상화 선수를 빼놓을 수 없다. 금메달을 들 때나 각종 기자회견에 등장할 때 선수 실력만큼이나 관심을 끌었던 것은 이 선수의 화려한 손톱이었다. 그는 압박감을 이겨내고 심리적 안정을 위해, 또 빙판 위에서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손톱을 꾸미는 것이어서 네일아트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 마이크를 잡아야 하는 걸그룹들의 네일아트도 셀프 네일족들에게는 따라 하고 싶은 네일아트 1순위다. 소녀시대 멤버인 티파니의 화려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네일아트가 온라인에서 주목 받았고, 레인보우의 멤버 재경은 최근 메이크업 전문 프로그램에 나와 자신만의 셀프 네일 노하우를 알려주기도 했다.
네일아트는 ▦일반 네일과 ▦젤 네일로 구분되는데 요새는 젤 네일이 선호된다. 젤 네일은 끈적거리는 젤 성분을 손톱에 바른 뒤 LED램프에 30초~1분 가량 구우면 되는데 광택이 우수하고 지속기간도 2주 가량 긴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전문 매장에서 젤 네일을 하려면 7만~10만원이 들기 때문에 최근에는 5만~20만원대 LED램프와 관련 제품을 사서 집에서 젤 네일을 바르는 이들도 늘고 있다.
10년째 네일아트를 취미로 즐겨온 패션 대기업 직원 권은주씨는 “최근에는 파츠(손톱에 붙이는 장식)나 스티커 등도 온라인몰에서 쉽게 찾을 수 있어 매장에 가지 않아도 화려하게 손톱을 꾸밀 수 있다”며 “최근에는 손톱 전체가 아닌 손톱 끝에만 장식해 손톱이 자라도 크게 어색하지 않도록 꾸미는 게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관련 업체들은 셀프 네일족을 잡기 위한 관련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또 스스로 네일아트를 직접할 수 있도록 돕는 동영상 만들어 배포하는 한편 소비자들로부터의 비법을 모으는 행사에도 한창이다.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이 올해 초 LED램프와 각종 네일 도구, 38가지 색상의 젤로 이뤄진 내놓은 ‘모디 젤 네일’은 현재까지 45만개가 팔려나갔다. 브랜드숍 더페이스샵도 지난 해 네일 관련 제품을 1,500만개 이상 팔면서 인기를 끌자 올해는 여름을 앞두고 매니큐어 제품 색상을 65종으로 다양화 하고, 붓자국이 남는 현상을 줄인 ‘더페이스샵 트렌디 네일즈’를 내놓았다. 스킨푸드는 지난 해 연말부터 다양한 콘셉트의 네일 룩과 셀프 네일 노하우를 묶어 동영상으로 제작,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공개하고 있다. 오는 6월에는 네일 제품을 활용해 그린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네일 팝업 갤러리도 연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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