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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꾸라진 부동산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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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꾸라진 부동산 경기

입력
2014.05.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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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소득 과세 2?대책에

세월호 영향 내수위축 겹쳐

강남 재건축발 침체 확산

급매물 외 문의조차 아예 뚝

수도권 분양 28곳 중에

1순위 마감은 2곳뿐

소강국면 당분간 계속될 듯

“지난달 말부터 거래가 뜸해지더니 요즘엔 문의조차 없다. 집주인들이 연초에 오른 가격을 유지하려고 애쓰다 결국 가격을 낮춰 내놓고 있는 데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A공인중개사 대표)

“비수기라고는 하지만 급매물 거래 외에는 매수세 자체가 끊긴 상태다. 대부분 아파트 가격이 300만~500만원 정도 내렸지만 매물만 계속 쌓이고 있다.”(서울 중랑구 면목동 B공인중개사 대표)

주택시장이 힘겨운 5월을 보내고 있다. 정부가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 방침을 밝힌 ‘2.26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을 발표한 후 강남 재건축 아파트부터 시작된 주택시장 침체가 수도권 전체로, 매매시장에서 분양시장으로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여기에 계절적인 비수기와 세월호 참사로 인한 내수경제 위축까지 겹치면서 모처럼 살아나는가 싶던 주택경기가 다시 깊은 침체의 늪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거래는 9만2,691건으로 작년 동월대비 16.6% 증가했다. 앞선 1월부터 3월까지의 전년대비 거래 증가폭은 각각 117.4%, 66.6%, 34.2% 였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완화로 부동산 경기 최악의 시기였던 작년과 비교해서는 거래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증가폭은 크게 줄어들었다.

아파트 가격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9일 기준 전국아파트 매매가격은 보합세를 기록했지만, 수도권의 경우 전주 대비 0.03% 떨어지며 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서울 강남권은 3월 이후 단 한 차례도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국토부의 실거래가 고시를 보면 재건축 대상 중 하나인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전용면적 43㎡ 아파트의 경우 올 1월 6억7,300만원에 매매가 이뤄진 뒤 3월 7억2,300만원까지 올랐지만 지난달 다시 6억8,000만원에 거래가 됐다.

부동산 시황의 또 하나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부동산 경매 낙찰가율이 이달 들어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주목할 만하다. 법원경매정보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13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85.6%로 전달보다 0.6%포인트 떨어져 올 들어 첫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같은 분위기는 주택 거래와 달리 최근까지 열기가 지속됐던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달 들어 수도권의 인기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목동,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도시,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등의 청약 경쟁률은 대부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목동 힐스테이트’와 동탄2신도시의 ‘금강펜테리움’의 일부 가구가 미분양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2.26 대책 이후 이달 23일까지 1~3순위 청약을 끝낸 아파트 94곳 가운데 전 평형 1순위에서 마감된 단지가 28개였는데, 이 가운데 수도권은 동탄2신도시의 두 곳에 불과했다”며 “실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1순위 청약이 낮다는 것은 수도권 다주택자들의 주택 추가 구매 수요가 그만큼 감소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시장 침체의 원인을 2.26 대책 탓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변창흠 세종대학교 교수는 “애초에 구매능력이 없는 이들에게 빚을 내서 집을 사게 하거나 다주택자들의 투기 수요를 부추기려 했던 것이 현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의 핵심”이라며 “이런 방식의 부양책으로는 연초의 부동산 경기 회복세가 어차피 지속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일시적인 상승세를 보이다 제자리로 돌아간 격이라는 것이다.

원인에 대한 분석은 엇갈리지만 이 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다음달에는 지방선거와 월드컵과 함께 국회 임시국회에서 2.26 대책 관련 임대소득 과세 법안처리가 논의될 예정이기 때문에 당분간 주택시장의 소강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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