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판도에 관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를 줄곧 앞서고 있다. 당내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정 후보가 박 후보를 추격하고 있지만, 세월호 참사 여파로 지지율 격차를 좀체 좁히지 못하는 모습이다.
두 후보 지지율에 대한 여론조사 수치는 세월호 참사를 분수령으로 크게 엇갈렸다. 세월호 이전에는 오차범위 내에서 정 후보가 앞서는 경우도 있었으나, 참사 이후 박 후보 지지율이 크게 올라 그 격차가 오차범위를 훨씬 넘어선 양상이다.
참사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정 후보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YTN이 4월1일~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43.8%)는 박 후보(42.7%)를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같은 달 11, 12일 조선일보 조사에서도 정 후보(48.5%)는 박 후보(45.5%)보다 3.0%포인트 높았다.
참사가 발생한 4월16일 이후 크게 달라졌다. 매일경제신문이 5월3~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49.3%)가 정 후보(37.0%)를 12.3%포인트 앞섰고 jtbc의 9~12일 조사에서는 박 후보(45.9%)와 정 후보(30.5%) 차이가 15.4%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정 후보는 이달 12일 당내 후보 경선에서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김황식 후보와 이혜훈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거세진 비판여론 탓에 기대했던 ‘컨벤션 효과(정치이벤트 직후 지지율 상승 현상)’를 누리지 못했다. 이에 따라 본보가 13~1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의 지지율이 50%를 넘기도 했다. 새누리당 경선 직후 실시된 조사에서 박 후보(52.9%)와 정 후보(32.5%)의 격차가 20.4%포인트까지 벌어진 것이다.
세월호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두 후보의 격차는 계속 유지되는 상황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19일 대국민담화 이후 여권 지지층 결집 현상이 감지되는 경기, 인천지역과 달리 서울에서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 담화에도 불구, 정 후보 지지율은 35.5%(17~19일 방송3사)에서 34.4%(20~21일 중앙일보)로 반전에 성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정 후보 막내 아들의 ‘국민 미개’ 발언과 이를 옹호하는 듯한 정 후보 부인의 언급도 일부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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