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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쿠데타군, 레드셔츠 무더기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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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쿠데타군, 레드셔츠 무더기 체포

입력
2014.05.25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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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약·폭탄·차량 등 압수도

정치인 등 추가 소환방침에

대규모 유혈사태 우려

미국 “군사교류·원조 중단”

반 쿠데타 시위가 발생한 태국에서 한 시민이 '트래픽콘'을 확성기 삼아 쿠데타 중단을 외치고 있다. 연합
반 쿠데타 시위가 발생한 태국에서 한 시민이 '트래픽콘'을 확성기 삼아 쿠데타 중단을 외치고 있다. 연합

쿠데타를 선언한 태국 군부가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 세력인 ‘레드셔츠’ 요원들을 체포하기 시작했고, 쿠데타에 반대하는 거리 시위에 대해 강경 진압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정치인 외에 시민운동가, 학자, 언론인 등을 추가 소환하는 등 군부의 탄압이 더욱 거세지고 있어 레드셔츠의 본격 저항이 시작될 경우 유혈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군부는 동북부 콘깬주에서 레드셔츠 22명을 테러 모의 혐의로 체포하고 폭탄·탄약·차량 등 400여 점을 압수했다. 레드셔츠들은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면 대대적으로 봉기하겠다고 경고해왔다.

프라윳 찬-오차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모든 국민은 반 쿠데타 시위에 참여하지 말라”며 “지금은 민주적 원칙이 정상적으로 적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과도행정기구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 의장인 프라윳 총장의 이 발언은 23일과 24일 방콕에서 수백 명이 쿠데타에 반대하고 조속한 민정이양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인 데 이어 나왔다.

군 대변인은 현재 구금상태에 있는 인사들 가운데 범죄 혐의로 영장이 발부되거나 기소되는 사람들을 26일부터 검찰에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군부는 잉락 친나왓 전 총리, 니와툼롱 분송파이산 전 과도총리 대행 등 정부, 푸어 타이당 등의 주요 인사 100명 이상을 구금 중이다. 군부는 푸어 타이당 지도부인 전직 각료 2명이 출두하지 않자 이들의 재산을 동결했으며, 현재까지 소환 명령을 받은 인사 중 30명가량이 출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군부는 쿠데타 반대 여론의 확산을 막기 위해 시민운동가, 학자, 언론인 등을 추가 소환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쿠데타에 반대하는 인사들에 대한 군부의 탄압이 거세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군부는 24일 마지막 남은 입법기관인 상원마저 해산한 뒤 새 입법기관을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군부는 행정부를 장악한 데 이어 모든 입법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태국에 대해 원조와 군사협력 중단을 선언했다. 미 국방부는 24일 태국과의 합동 군사훈련과 고위급 교류 일정을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태국과 매년 해상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해군과 해병대를 비롯한 병력 700명과 함정, 전투기 등을 참여시키고 있다. 국방부는 또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함대 사령관의 다음 달 태국 방문을 취소하고 태국 육군참모총장의 미국 태평양사령부 방문도 철회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도 내달 중 태국에서 실시될 예정이던 경찰 소방훈련프로그램에 불참하고 태국 경찰관들의 미국 방문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국무부는 23일 태국에 350만달러 규모의 경제·군사 원조를 잠정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국무부는 또 추가로 700만달러 규모의 원조 프로그램 중단도 검토 중이다.

미국 국내법은 원조 받는 나라의 헌정이 중단될 경우 미 정부의 지원 역시 즉각 중단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06년 태국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했을 때도 원조를 중단한 바 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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