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의 안전운항과 그에 따른 최종책임은 선장에게 있지만, 선원들에게도 각자가 맡은 역할과 책무가 존재한다. 선장과 항해사가 배의 ‘머리’라면, 그 외 선원들은 ‘몸’이 되어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인다.
선원은 항만청에서 발급한 선원수첩을 발급받은 사람을 통칭하는 말로, 업무와 직급에 따라 분류된다.
배의 업무는 크게 ▦갑판부 ▦기관부 ▦조리부로 나뉜다. 갑판부의 수장은 선장이 맡고, 항해사들이 선장을 보조해 선내 질서 유지, 갑판 정비, 출입항 절차, 항해일지 정리 등의 업무를 맡는다. 기관부는 기관장이 총책임을 맡아 선내 기관의 정비와 운전 및 선내의 동력을 공급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즉 바다 위의 ‘엔지니어’인 셈이다. 통상 1ㆍ2ㆍ3등 기관사가 탑승해 기관장을 보좌하며 각각의 위치에 따라 기관 보수 및 정비, 연료ㆍ윤활유 적재 등을 담당한다.
조리부는 말 그대로 배 안에서 선원들과 승객들이 먹을 식사를 담당하는데, 조리부에 속한 선원들도 다른 선원들과 마찬가지로 안전 및 구조 교육 등 과정을 거쳐야 배에 탈 수 있다.
선원을 직급으로 분류하면 사관과 부원으로 나뉘는데, 사관은 국가가 발급한 해기사 면허를 소지한 사람 즉 선장, 항해사, 기관사를 뜻한다. 이들은 수행하는 업무영역과 승무경력에 따라 1급∼6급 면허증을 딸 수 있다. 가장 낮은 6급 면허증의 경우 총톤수 100톤 이상의 선박에 승선한 경력이 1년이 돼야 응시자격이 주어지는 식이다.
부원의 경우 선원수첩은 소지하되 면허가 없는 사람들을 칭하는 것으로 승선조회(신원조회, 출국가능 여부, 신체검사 등)를 통과한 사람들이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서 기초안전교육과 선박종류에 따른 업무교육을 받으면 가장 낮은 직급인 '원'직급(갑판원 조기원 조리원 등)을 받게 된다. 이들은 각각 갑판부 기관부 조리부 등에 속해 선임 부원들과 사관들을 보좌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이후 2~3년 정도 경력이 쌓이면 ‘당직근무에 관한 교육’을 받고 '수'직급(갑판수 조기수 조리수 등)으로 승진하게 된다. 여기에 또 5~6년의 경력이 쌓이면 부원으로서는 가장 높은 자리인 '장'직급(갑판장 조기장 조리장 등)으로 승진해 각부의 업무 외에 사관들과 부원들 사이의 가교 역할까지 담당한다.
특히 갑판부의 경우 갑판 정비를 담당하는 선원들 외에 조타원과 조타수도 근무하는데, 이들은 평소에 갑판장 지시를 받다가, 키를 잡고 조정하는 경우에는 당직 항해사의 지시를 직접 받는다.
부원들도 어느 정도의 승선 경력이 쌓이면 면허 응시를 통해 기관사나 항해사 등 사관이 될 수 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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