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구동칩 설계 분야 국내 최대 업체 실리콘웍스 지분 20% 인수 계열사 편입
패키징 업체는 이미 보유 반도체, 생산외 전 공정 역량
LG가 국내 반도체 설계업체인 실리콘웍스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LG는 기존 반도체 패키징 업체인 루셈에 이어 2개의 반도체 회사를 보유하며 생산을 제외한 반도체 공정의 대부분을 직접 처리할 수 있게 됐다.
㈜LG는 23일 반도체 설계업체인 실리콘웍스의 지분 20%를 865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실리콘웍스는 기업결합 승인 절차가 끝나는 대로 ㈜LG의 계열사로 편입된다.
실리콘웍스는 국내에서 가장 큰 디스플레이 구동 칩 설계업체로, 애플에 태블릿PC인 ‘아이패드’용 디스플레이 구동칩을 납품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디스플레이 구동칩이란 화면에 영상을 표시해주는 반도체로, 각종 스마트 기기의 핵심 부품이다. LG 관계자는 “실리콘웍스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중소형 디지털기기의 디스플레이 구동칩 분야에서는 세계적 기술력을 갖춘 업체”라며 “향후 LG전자에서 내놓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 관련 칩을 탑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LG가 이번 인수를 통해서 반도체 설계에 직접 뛰어들게 됐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LG는 반도체 제조의 중간 단계인 생산과정을 제외한 전공정(설계)과 후공정(패키징)을 구비해 사실상 반도체 사업의 메인 프로세스를 모두 갖추게 됐다. LG는 기존에 반도체 패키징 업체인 루셈을 보유하고 있다. 패키징이란 생산된 반도체를 회로 기판에 꽂아서 구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LG그룹의 반도체 생산 과정의 부재가 문제 될 것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간 단계인 생산은 대부분의 반도체 설계 업체들이 대만 등에 난립하며 저가 경쟁을 벌이는 생산전문업체(파운드리)에 위탁하는 추세”라며 “퀄컴 애플 등은 반도체 설계만 직접하고 생산을 파운드리에 맡긴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앞으로 LG는 삼성이나 애플처럼 스마트폰, 태블릿PC에 필요한 반도체를 직접 설계할 것으로 예상된다. LG 관계자는 “반도체의 핵심인 설계를 그룹에서 직접 하겠다는 전략”이라며 “이를 통해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TV 등 주력 제품의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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