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이 흉흉하다. 정부 입장에서 보면 흉흉한 민심은 몹시 신경 쓰이는 불쾌한 날씨 같은 걸까. 사람들이 저마다 정부 혹은 정치권력에 대한 불신을 표현하고 있다. 그것들은 보통 온라인을 통해 확인되고 공유되고 확산된다. 페이스북에서, 그리고 각종 웹페이지의 게시판에서 무능한 정부와 부패한 권력과 탐욕스러운 자본, 그리고 기성세대의 위선을 비판하고 그들의 반성하지 않는 행태에 분노하고 적극적인 저항을 호소하는 분들의 진정성을 나는 의심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분들의 용기를 지지한다. 그런데 나는 한 가지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게 있다. 페이스북이나 웹페이지 같은 온라인에서 우리가 오프될 때, 다시 말해 SNS에 접속하지 않고 있을 때, 로그아웃 되어 있을 때, 그러니까 우리가 온라인이 아닌 실제공간에서 밥을 먹고 사람을 만나고 소비를 하고 연애를 하고 가족을 부양하고 노동을 할 때, 그 생활의 최전선에서 살아 있는 순간에 내뱉는 말과 행동에서 가장 진보적인 표현이 실행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페이스북에 접속했을 때는 진보에 헌신하는 열혈 투사인데, 틀린 말 하나도 하지 않는 정의의 사도인데, 로그아웃만 하면 바로 자신이 비판했던 대상-관료적 안일주의와 게으른 향락, 마초적 권위, 물질숭배, 성, 인종, 학력 등 각종 차별주의에 물든 개인주의자로 변신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얘기다. 사실은 나를 가장 먼저 경계하면서 하는 말이다. 나부터 정신차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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