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재적 범죄자 취급 말길" '성 소수자 인권' 주제로 경찰 200여명 앞 강연.
방송인 홍석천(43ㆍ사진)씨가 22일 서울 용산경찰서가 ‘성소수자의 인권’을 주제로 개최한 강연회 강단에 올라 성소수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며 경찰관들에게 쓴소리를 했다.
홍씨는 용산서와 파출소 직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14년 전 제가 커밍아웃을 했더니 당시 마약수사팀 형사 4명이 영장 없이 찾아와 ‘마약 한 적 없느냐’고 물었다”면서 “그들은 ‘맨 정신에 동성애 할 리가 없다’고 했다. 아직도 막연하게 추측하는 분들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그런 것 안 한다”며 그간 불편했던 속내를 털어놨다.
홍씨는 이날 경찰관들 앞에서 성소수자로 살아온 길을 이야기하며, 직ㆍ간접적으로 경험한 경찰의 인권침해 사례를 전했다. 그는 “경찰에 조사를 받으러 갔다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언급했더니 수사서류에 ‘동성애자 ○○○’이라고 명시해 조사과정에서 주변에 알려진 일도 있다”고 말하며 경찰에 의해 아우팅(성소수자임이 밝혀지는 것) 당한 사례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경찰들이 성소수자들을 바라볼 때 색안경을 끼지 말아달라는 바람도 전했다. 홍씨는 “성소수자들을 지저분한 성관계를 한다거나 마약을 하는 등 잠재적인 범죄자로 보는 시각이 많다”며 “이런 보수적인 시선 때문에 성소수자들이 협박이나 사기, 폭력을 당해도 신고하지 못하고 오히려 경찰을 피하기도 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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