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포로셴코 당선 유력 1차 투표서 과반 실패할 땐 ‘대선 구도’에 변화 올 수도
대선 보이콧한 친러세력들 정부군과 교전 수십명 사상 분리독립운동 가열될 우려
합병 의지 드러내진 않지만 “러시아계 주민 보호”명목 군사 개입 가능성 배제 못해
잇따른 분리독립 움직임으로 혼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크라이나가 25일 조기 대선을 치른다. 선거를 사흘 앞두고 동부 도네츠크주 볼노바카 검문소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해 정부군 17명을 포함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전체 유권자의 13% 남짓을 차지하는 동부에서는 친러 세력이 일찌감치 선거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다. 이번 대선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전환점이 될까. 우크라이나 사태를 발생부터 대선 이후까지 문답으로 알아 본다.
-누가 대선의 승자가 될까.
“현재 정식 선관위에 정식 등록한 입후보자는 모두 23명이다. ‘초콜릿 킹’으로 불리는 기업인이자 정치인 페트로 포로셴코(48)의 당선이 유력하다. 지난 3월 여론조사에서 36% 정도였던 그의 지지율은 4월에는 47%로 높아졌고 최근에는 53%까지 올랐다. 포로셴코는 동유럽 최대 제과회사 로셴을 창업 후 자동차, 조선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개인재산이 13억달러(1조4000억원)에 이르는 재벌이다. 지난 2월 축출된 빅토르 야누코비치 정권에서 경제 장관을, 그 전 빅토르 유셴코 정권 때는 외무장관도 지냈다.”
-포로셴코는 왜 지지를 받나.
“기업인으로 성공했을 뿐 아니라 외무, 경제장관 등 행정 경험도 풍부하다는 점이 우선 작용한다. 야누코비치 정권 퇴진 시위 과정에서는 자신이 소유한 TV방송을 통해 시위대를 지원했고 자신도 TV 화면에 곧잘 등장했다. WBC 헤비급 세계챔피언이며 대선 유력후보로 꼽혔던 비탈리 클리츠코 우다르당 대표가 출마를 포기하고 포로셴코를 지지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바로 당선될 가능성이 높나.
“외신들은 일단 1차 투표에서 포로셴코의 당선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할 경우 결선 투표로 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대선 구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결선 투표에서 프로셴코에 맞설 유력 후보는 율리야 티모셴코(53) 전 총리다.”
-선거의 쟁점은.
“이번 대선은 지난 3월 크림반도 러시아 합병과 그 이후 도네츠크주 등 동부 지역의 독립선언 등 우크라이나 분리독립 사태에 대해 누가 어떤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할 지가 가장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배경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 가입 등에 대한 찬반, 분리독립 요구를 통제하기 위한 연방제 도입, 러시아어 공용화 문제에 대한 판단, 국가 디폴트 직전 상황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경제 재건 등을 유권자들은 주시하고 있다.”
-포로셴코의 향후 정책은.
“포로셴코를 EU 가입을 공약으로 내건 친유럽파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량도 줄여서 대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도 낮추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러시아어를 쓰는 것은 허용하지만 공용화하겠다는 말까지는 하지 않고 있다. 연방제 도입에도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 하지만 나토 가입에 대해서는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 외무장관 시절 찬성 의사를 표시한 적도 있지만 최근 국내 여론조사에서 가입 찬성이 39%에 그친 점 등도 작용해 자칫 우크라이나를 둘로 쪼개 버릴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부 친러세력은 선거 보이콧을 선언했는데.
“이번 대선이 사태 해결의 전환점이 되기는커녕 포로셴코 당선 이후 동부 분리독립운동이 더 가열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 그 때문이다.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이 이끌던 동부 지역당에서도 선거에 출마한 인물이 있었지만 선거의 공정성이 의심된다며 사퇴하는 등 친러 세력은 이번 선거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동부 지역에서는 이들이 투표소 봉쇄 등으로 조직적으로 선거를 방해하고 있어 사실상 투표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동부는 결국 분리독립으로 가게 되나.
“방향을 가르는 카드를 쥐고 있는 것은 러시아다. 하지만 러시아가 이 지역 합병에 아직 불투명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8일 이 지역 분리독립 주민투표 직전에 투표 연기를 주문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지원이 없다면 동부 지역의 분리독립 가능성이 그리 높다고 볼 수는 없다. 반대로 크림 반도를 사실상 뺏긴 우크라이나 정부는 무력충돌을 불사하고라도 동부는 지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동부지역에서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무장세력이 나타난 지난 3월 중순 이후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무장세력의 충돌로 발생한 사상자는 300여명에 이른다.”
-서방과 러시아의 충돌 가능성은.
“서방은 무력 사용을 일관되게 배제하고 있다. 3월 러시아의 크림지역 합병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한 미국과 서방은 이후 각각 세 차례씩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실시했다. 푸틴 대통령 측근들로 구성된 주요 인사들의 미국과 서방 내 자산동결과 여행금지 등이다. 겉으로는 푸틴 측근들에 대한 조치이지만 이는 사실상 푸틴의 개인 재산에 대한 옥죄기다. 미국은 푸틴의 재계 측근들이 그의 재산을 대신 불려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푸틴의 재산 규모가 400억~700억달러에 이른다는 보도도 있었다.
러시아는 지난 20일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철군을 발표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그러나 25일 대선 결과에 따라서는 크림반도 경우처럼 동부의 러시아계 주민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이 지역에 군사 개입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도 없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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