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 참가를 23일 공식 발표하면서 얼어 붙었던 남북 체육 교류에 훈풍이 불지 관심이다.
북한의 이번 선수단 파견은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의 적극적인 유치 활동이 낳은 결과다. 조직위는 정부ㆍ인천시ㆍ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ㆍ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과 협력, 공식ㆍ비공식 루트를 통해 북한의 참가를 꾸준히 요청해왔다. 지난달에도 김영수 조직위원장이 OCA 본부가 있는 쿠웨이트를 방문,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직접 만나 “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이 참가하도록 노력해달라”는 뜻을 전했다.
북한이 국내서 열린 국제 종합 스포츠대회에 선수단을 보낸 것은 2002 부산 아시안게임과 2003 대구 유니버시아드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단일 대회까지 포함하면 2005년 9월에 열린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때도 선수단을 파견했다.
스포츠는 남북 긴장 완화와 교류 증진에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다. 1990년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열렸던 경ㆍ평 축구대회와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등에서의 남북 단일팀 출전 등이 좋은 예다.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최초로 개막식 공동 입장을 했고, 이후에도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등 총 8차례 공동 입장했다.
그러나 2008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남북은 2년 가까이 공동 입장을 위한 체육 회담을 열었지만 성과를 이뤄내지 못했고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체육 교류도 단절됐다.
냉랭했던 남북은 지난해 국내서 열린 동아시안컵을 계기로 조금씩 변화가 감지됐다.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이 7월 한국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은 3위에 올랐다. 특히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이 일본을 꺾을 경우 북한이 자력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기에 관중석에 앉은 북한 선수들이 한국을 응원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한국은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의 결승골로 2-1로 승리했고, 남북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함께 어깨 동무를 하면서 승리 세리머니를 해 눈길을 끌었다. 또 9월에는 북한에서 열린 2013 아시안컵 및 아시아클럽 역도선수권대회에 분단 이후 처음으로 한국 선수단이 태극기를 앞세우고 출전, 스포츠교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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