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코끼리 감독의 '심판 감싸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코끼리 감독의 '심판 감싸기'

입력
2014.05.23 19:01
0 0

김응용 "심판 고충 알지만 좁아터진 스트라이크 존은 불만"

21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6회말 2사 2루 상황 넥센 윤석민의 3루 베이스를 맞고 지나간 타구가 안타로 인정되자 한화 김응용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선수단 철수를 지시하고 있다. 뉴시스
21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6회말 2사 2루 상황 넥센 윤석민의 3루 베이스를 맞고 지나간 타구가 안타로 인정되자 한화 김응용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선수단 철수를 지시하고 있다. 뉴시스

김응용(73) 한화 감독은 요즘 심판들만 보면 안타깝다. 대다수 심판이 선수 출신이고 김 감독의 까마득한 야구 후배다. 한 팀에서 감독-선수로 동고동락한 적도 있다. 그러나 최근 빈번한 오심 탓에 심판을 향한 팬들의 비난이 거세다. 일부 심판들은 스트레스성 위궤양으로 식사가 어려울 정도다. 김 감독은 이런 이유로 “가급적이면 항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후배 심판들의 권위를 지켜주고자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지난 21일 목동 넥센전에서 심판에 거세게 항의한 뒤 퇴장 당했다. 3루 베이스 위를 스쳐 간 상대 타자의 타구가 파울이 아닌 페어 판정을 받자 격렬히 항의하다 선수단을 철수시켜 버렸다. 그래도 김 감독은 다음 날 “내가 적당히 하고 들어갔어야 했다”며 심판을 두둔했다. “내 성질이 급해서 퇴장 당했다. 내가 참았어야 했다”고 후배들을 감쌌다.

그러나 김 감독도 ‘한 가지’ 후배들을 비판하는 게 있다. 경기 내내, 시즌 내내 들쭉날쭉한 스트라이크 존이다. 김 감독은 “사실 아웃ㆍ세이프 판정보다 더 큰 문제는 스트라이크 존에 있다”며 “올 시즌 스트라이크 존이 너무 좁아졌고 낮은 공만 스트라이크로 잡아 준다”고 평했다. 그는 직접 포수가 공을 받는 시늉을 하면서 “이렇게 한 가운데 들어와도 심판이 놓치는 게 많다”고 일침을 가했다.

올 시즌 유례없는 타고 투저의 원인도 “스트라이크 존에 있다”고 노(老)감독은 진단했다. 류현진(LA 다저스)의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TV를 통해 봤다는 그는 “빅리그 심판들도 높은 코스의 스트라이크를 잘 잡아준다. 투수가 상대적으로 편하게 공을 던져질 수 있다”면서 “지금 한국 야구는 투수들이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심판들이 (TV 중계 화면으로 노출되는 가상의 스트라이크존에 신경 쓰는 등) 자신이 없으니 스트라이크 존이 자꾸 좁아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형 SK 배터리 코치의 생각도 산전수전 다 겪은 원로 감독과 다르지 않았다. 김 코치는 “투수들이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한 공이 모두 볼이다. 투수가 흔들릴 수 밖에 없고, 타자에게 던질 공이 없어진다”며 “힘과 기술을 겸비한 외국인 타자까지 합류해 투수들이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존을 더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판들의 오심으로 시끄러운 요즘. 비디오 판독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스트라이크 존 재정비가 시급해 보인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