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상황에서 인간은 과연 어디까지 견디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책은 우주 공간을 비롯한 인체에 ‘적대적인’ 공간을 이겨내고 한계를 확장해나간 인류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의사이면서 천체물리학을 전공해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으로 일한 저자는 연구자료와 경험을 토대로 인간 생명력의 한계를 다채롭게 그려낸다.
책은 지난 100년여 동안 인간의 생존 가능성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끌어 올린 선구자들의 도전을 담아낸 기록이기도 하다. 1999년 얼음 물속에 빠진 후 두 시간 동안 심장이 멈췄던 환자를 의료진이 살려낸 이야기는 체온 저하의 비밀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낮아진 체온 탓에 오히려 심장과 뇌가 온전히 보전돼 살아난 환자는 앞으로 저체온을 심장수술에 활용하는 의료계의 진일보에 이바지했다. 책에는 한국의 첫 우주인 이소연씨의 극적 사례가 등장한다. 그가 지구로 귀환하면서 자칫 3,000도의 고열에 노출돼 위험해질 수 있었던 사실을 소개하며 정밀 공학의 위력과 취약성을 묘사한다. 이충호 옮김ㆍ어크로스ㆍ344쪽ㆍ1만6,000원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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