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크래프트 배우기
#칼
부시크래프트용 칼을 흔히 ‘풀탱(full tang)’ 구조라고 한다. 슴베(tang)가 손잡이의 끝까지 연결된 칼을 뜻한다. 이런 칼이라야 도끼나 삽 대신 쓸 수 있을 만큼 튼튼하다. 칼을 쓸 때는 가슴과 무릎을 활용해 몸무게를 칼날에 싣는다. 손에 쥐는 법부터 톱과 도끼 대신 사용하는 법까지 정확히 익혀야 한다. 칼만 익숙해지면 나무로 만든 삽과 창 등 자연에서 필요한 장비는 쉽게 늘어난다.
#물
자연에서 가장 필수적인 것은 물이다. 한국은 개울이 많은 편이니 우선 정수하는 방법부터 익힌다. 면으로 된 속옷으로 물을 거를 수 있다. 풀과 자갈, 나무를 태운 숯으로도 정수가 가능하다. 페트병과 라텍스 튜브만으로도 물을 증류할 수 있다. 이렇게 얻은 물은 끓여서 마신다. 더러운 물이라도 없다면 식물의 증산 작용을 이용하거나 바닷물을 증발시켜 물을 모아야 한다. 표면이 고어텍스로 된 소재의 옷 하나로 이것이 가능하다.
#불
라이터나 성냥, 파이어스틸처럼 손쉽게 불을 얻을 수 있는 도구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나무를 이용해 불을 피워야 한다. 대표적인 방법이 보우드릴이다. 침엽수나 버드나무, 자작나무 같은 부드러운 나무로 파이어보드(불을 붙일 판)를 만들고 딱딱한 나무로 스핀들(축)을 만든다. 신발끈 등으로 활을 만들어 스핀들을 회전시켜 불을 얻는다. 가장 손쉬운 방법이지만 이 또한 숙달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체력 소모가 많다. 그래서 체온유지를 위해서라면 불을 피우기보다 차라리 땅을 파거나 나뭇잎을 그러모아 몸을 보호하는 것이 훨씬 낫다.
#쉘터
서바이벌 상황이나 부시크래프트에서 쉘터는 밤을 버텨내는 임시 피난처 개념이다. 적은 재료로 빠르고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 원칙이다. 긴 나뭇가지 하나에 작은 나뭇가지 여러 개를 생선 뼈대처럼 엮어서 붙이고 나뭇잎을 덮으면 아무 장비 없이도 체온 유지가 가능한 쉘터를 만들 수 있다. 타프나 판쵸가 있으면 훨씬 보호기능이 큰 쉘터를 만들 수 있다. 매듭법을 익혀 두면 타프 한 장으로 텐트나 해먹도 만들 수 있다.
#낚시와 사냥
통발이나 낚시, 덫 등을 만들어 먹을 것을 직접 구하는 것도 부시크래프트의 묘미다. 페트병이 있으면 주둥이부분을 잘라 거꾸로 꽂고 구멍을 뚫어두는 것만으로 간단히 통발이 완성된다. 없다면 잔잎이 많은 나뭇가지로 만들 수 있다. 지렁이나 벌레를 짓이겨 넣고 여울 부분에 놓아두면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 일자형 바늘로도 낚시가 가능하다. 나무를 이쑤시개 모양으로 잘라 낚시바늘을 만들면 된다. 칼만 있으면 간단한 덫을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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