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 대화 의지… 26일 스톡홀름 회담에도 참석
올 들어 본격화한 북한과 일본의 비공식협의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직할 조직인 국가안전보위부 간부가 줄곧 참석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니혼게이자이(日經)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일본인 납치 문제를 둘러싸고 북한이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보여주는 청신호라는 분석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올 1월 이후 잦아진 북한과 일본의 협의에 국가안전보위부 당국자가 일본과의 창구 기능을 해오고 있으며, 26~28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북일 외무성 국장급 회담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 신문은 “국가안전보위부는 북한내 정치범 단속이나 반체제 인사의 숙청 등을 담당하는 비밀경찰 역할로, 일본인 납치피해자도 이 조직의 감시하에 있다는 정보가 있다”며 “최근 북일 협의를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고 소개했다.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가 북한을 방문하기 앞서 이뤄진 북일 비밀 교섭에서 북한의 창구 기능을 했던 ‘미스터 엑스(X)’라는 인물도 국가안전보위부 소속이라는 설이 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국가안전보위부 간부를 협상에 참석시키겠다는 의사는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사로 판단, 이번 협의에 외무성 당국자뿐 아니라 북한 관련 정보를 수집해온 내각관방 담당자 등을 동행할 계획이다.
북한이 차기 협의 장소로 스웨덴 스톡홀름을 제안한 것은 중국 의존 탈피를 노린 것으로,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획기적인 제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고이즈미 전 총리의 북한 방문 이후 북일간 국장급 및 실무자급 협의는 12차례 열렸는데, 이중 7차례가 중국이고 나머지도 아시아에서 개최됐다. 통신은 “북한의 제안에 외무성 간부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며 “친중파인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숙청 이후 난항을 겪고 있는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반영한 것으로, 협의와 관련된 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권 문제에 민감한 유럽에서 북한이 일본과 납치 피해자 문제를 협의하는 모습을 보여, 이미지 회복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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