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돌아온 류현진, 결국 직구 구속 관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돌아온 류현진, 결국 직구 구속 관건

입력
2014.05.22 13:52
0 0

돌아온 류현진, 결국 직구 구속 관건

5회까지는 OK…6회 구속저하로 체인지업도 위력 저하

지난해부터 올 시즌까지 이어진 류현진(27·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원정 경기 무실점 행진을 33⅔ 이닝에서 중단시킨 것은 공교롭게도 그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이었다.

류현진은 2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시티 필드에서 벌어진 뉴욕 메츠와의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9피안타(홈런 1개) 1볼넷 2실점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류현진은 이날 총 89개의 공을 던졌고 이중 스트라이크가 60개였다. 허용한 안타 9개 중 3개는 체인지업, 2개는 커브, 2개는 슬라이더, 2개는 직구를 던졌다가 맞았다.

직구를 가장 많이 던졌지만, 상대적으로 직구 피안타 비율은 높지 않았다. 피안타 대상도 상대 투수 제이콥 디그롬과 구위가 다소 떨어진 6회말에 윌머 플로레스에게 내준 것이었다.

오히려 메이저리그 전체 2위에 오를 정도로 위력적인 구종으로 평가받는 체인지업의 피안타율이 가장 높았고 올 시즌 두 번째 홈런을 헌납한 구종도 체인지업이었다.

지난달 2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이후 24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의 공은 힘이 넘쳤다. 직구는 대부분 시속 90마일(약 145㎞) 이상에서 형성됐고, 최고 구속은 시속 94마일(약 151㎞)을 찍었다.

직구 시속이 올라가자 유인구 효과도 배가됐다. 주심의 넓은 스트라이크존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류현진은 폭포수 커브, 현란한 체인지업, 교묘한 슬라이더로 올 시즌 가장 많은 삼진 9개를 뽑아냈다.

1회말 1사 1루에서 메츠의 간판 타자 데이비드 라이트는 류현진의 바깥쪽 코너를 예리하게 파고드는 시속 148㎞ 직구에 서서 삼진을 당했다.

이어 등장한 4번 타자 크리스 영은 한가운데 직구를 공략하고도 타구를 외야로 보내지 못할 정도로 볼끝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3회말 2사 만루에서 일발 장타가 있는 커티스 그랜더슨을 상대로 볼 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가운데 높은 직구(150㎞)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는 장면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5회까지 거침없는 삼진 퍼레이드를 벌인 류현진이지만 그때까지 전력투구한 여파 때문인지 6회말 들어 힘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6회말 선두타자 라이트에게 던진 직구의 시속은 89마일(약 143㎞)로 떨어졌다. 류현진의 직구 시속이 90마일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라이트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류현진은 크리스 영을 상대로 모든 구종을 직구로 던져 병살 플레이를 유도했지만 직구 시속은 90~91마일 언저리를 오갈 뿐 다시 올라가지 않았다.

이후 류현진은 적극적으로 변화구 위주의 볼 배합을 가져갔다.

그랜더슨에게는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빗맞은 안타를 내줬고, 에릭 캠벨을 상대로도 초구와 2구째 체인지업, 3구째 슬라이더, 4구째도 체인지업을 던졌다. 그 결과 캠벨은 4구째 체인지업을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쳤고, 타구는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투런 홈런으로 연결됐다.

류현진의 원정 경기 무실점 행진을 33⅔ 이닝에서 마감하게 한 홈런이었다.

직구와 똑같은 투구자세에서 느리게 날아가 타이밍을 빼앗는 서클체인지업은 류현진의 주무기로 꼽히지만 올 시즌에는 잘 통하지 않고 있다.

올 시즌을 돌아보면 류현진이 고전했던 경기들은 모두 직구의 구속 저하에서 비롯됐다. 직구 구속이 떨어지면 체인지업과의 구속 차이가 적어지기 때문에 타자들이 양쪽을 모두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를 복기해 봐도 체인지업을 비롯해 류현진의 변화구가 통할 때는 직구에 힘이 있는 동안이었고 직구가 90마일을 밑돌 때는 오히려 변화구에 발목이 잡혔다.

결과적으로 류현진의 구속이 전체 경기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것도 아니라면 지난달 23일 필라델피아전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때 류현진은 체인지업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커브와 슬라이더 비중을 높여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직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류현진이 제구에 좀 더 신경을 써서 다채로운 구종 조합을 시도하는 것이 승리에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