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용 감독, 판정 불만 폭발
선수단 철수시킨 뒤 퇴장당해
이승엽, 11년 만에 연타석포
결국 곪은 게 터졌다. 판정 시비 끝에 김응용(73) 한화 감독이 선수단을 철수시키자, 심판은 레드카드로 ‘응수’했다.
김 감독은 21일 목동 넥센전에서 4-2로 앞선 6회말 2사 2루 수비 때 넥센 윤석민의 3루 베이스 위로 흐르는 타구가 페어로 인정되자,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가 심판에게 격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판정이 뒤집히지 않자 김 감독은 그라운드를 향해 “다 나와”라고 외치며 선수단 철수 명령을 내렸다. 상황 설명을 위해 한화 더그아웃으로 간 심판진과 김종모, 이종범, 조경택, 정민철 등 한화 코칭스태프 간에 격렬한 언쟁이 오가기도 했다. 김 감독은 11분 만인 9시4분 선수단을 복귀시켜 경기는 재개됐지만 선수단 철수와 경기 지연에 따른 퇴장을 당했다. 올 시즌 감독 1호 퇴장이다. 해태 감독으로 혈기왕성하던 1999년 잠실 LG전 이후 15년 만에 받은 레드카드였다.
이날 판정은 중계 카메라의 슬로 비디오로도 확답을 내리기 어려운 애매한 타구였지만 김 감독은 쌓이고 쌓인 감정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한화는 4회말 넥센 김민성이 홈플레이트를 밟지 않았음에도 세이프로 인정받는 명백한 오심 피해를 입으면서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급기야 이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비디오 판독 확대를 결정했다. 전날엔 별다른 항의를 하지 않았던 김 감독이었지만 이날 모든 게 폭발한 셈이다.
김 감독이 퇴장을 당한 한화는 수석코치도 공석인 상태라 평코치 가운데 최고참 김종모 타격코치가 경기 재개 후부터 선수단을 지휘하는 사상 초유의 일도 벌어졌다. 그러나 한화는 4-4로 맞선 9회 정범모의 극적인 결승 솔로홈런, 김태균의 시즌 1호이자 통산 7호 만루홈런에 힘입어 9-7로 승리했다.
포항에서는 삼성이 3,986일 만에 연타석 아치를 그린 이승엽(38)의 홈런 쇼에 힘입어 롯데를 7-5로 꺾었다. 광주에서는 LG가 KIA를 4-0으로 꺾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LG 선발 우규민은 3승(2패)째를 올렸다. SK는 창원에서 NC를 10-2로 대파했다.
광주=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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