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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명상 스승 아잔 브람 "세월호 아픔 나눌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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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명상 스승 아잔 브람 "세월호 아픔 나눌 생각"

입력
2014.05.2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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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잔 브람
아잔 브람

세계적인 명상 스승 아잔 브람(63ㆍ사진) 스님이 22~25일 강원 설악산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500여명이 참가하는 집중 명상 템플스테이를 지도한다. 명상 프로그램은 마음관찰, 호흡관찰, 호흡의 전체보기, 감미로운 호흡, 빛의 체험, 선정, 지혜, 열반 등 8개 주제에 맞춰 진행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아잔 스님은 태국 고승 아잔 차의 수제자로 명상 에세이 성난 물소 놓아주기,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슬프고 웃긴 사진관 등을 냈으며 이들 책은 전세계적으로 2,000만권 이상 팔렸다. 스님은 현재 호주 퍼스 숲 속의 명상센터 보디냐다에서 명상수행법을 가르치고 있다.

스님은 21일 서울 조계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랜 불교 전통을 가진 한국에서도 명상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무선마이크를 집어 들고 “이걸 오래 들고 있으면 점점 무거워지고 팔도 아파오는데 슬픔도 마찬가지”라며 세월호 참사의 아픔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오래 갖고 있을수록 고통이 커집니다. 참사 희생자들이 부모 형제에게 말할 기회가 있다면 뭐라고 할까요. 자신들을 기억하고 슬퍼하되 너무 오래 매여 있지 말라고 할 겁니다. 부디 잘 살아남아 달라고, 그게 자신들을 잘 기리는 것이라고.”

스님도 열여섯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었다. 아버지를 아주 많이 사랑했지만 슬픔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아버지의 인생이 아름다운 음악으로 가득 찬 음악회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건 콘서트가 끝난 것과 비슷합니다. 다시는 그 음악을 듣지 못하지만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만 해도 엄청난 운이고 행복이었으니까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슬퍼하기보다 감사를 표했죠. 그 동안 아버지의 아들로 있게 해줘 고맙고 행복했다고요.”

아잔 스님은 “한국 사회는 벌을 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복종하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며 “누군가를 탓하고 벌하는데 집착하면 사람들이 진실을 말하지 않기 때문에 세월호 참사 같은 비극은 처벌보다 왜 일어났는지 진실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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