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공관들 폐쇄 잇달아 정부 “6월 총선 실시”
리비아 무장조직들이 정부군과 민병대를 가릴 것 없이 비이슬람 대 이슬람 대결 구도로 결집하면서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 붕괴 3년 만에 내전 재발 위기가 커지고 있다. 교전 격화로 주변국들은 잇따라 트리폴리 주재 대사관을 폐쇄하고 있다.
리비아군 특수부대는 19일 퇴역장성 칼리파 하프타르의 무장조직 국민군과 함께 이슬람 무장조직 격퇴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북동부 토브루크에 주둔하는 공군부대도 반이슬람 진영에 합류했다. 국민군은 앞서 반테러작전을 명목으로 16일 동부 벵가지에서 이슬람 세력을 공격했고 18일에는 수도 트리폴리로 진격, 이슬람 정파 주도의 최고권력기구 제헌의회 장악을 시도했다. 이슬람 민병대는 이에 맞서 트리폴리 및 인근 미수라타에 결집해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다.
도심은 정부군 진영, 남부와 공항 주변은 국민군 진영이 각각 장악한 트리폴리에선 21일 오전에도 곳곳에서 교전이 벌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알제리는 트리폴리 주재 대사관을 폐쇄했다.
리비아 정부는 20일 선관위를 통해 6월 25일 총선 실시를 발표하는 한편 제헌의회에 예산안 처리를 마치는 대로 휴회를 요청했다. 갈등의 중추인 제헌의회를 무력화하고 조속한 선거를 통해 타협책을 찾겠다는 의도다. 무슬림형제단 등 제헌의회 내 이슬람 정파들은 최근 총리 교체를 주도하며 세속주의 진영의 반발을 사고 있다. 미국도 시나이반도에 주둔하는 다국적평화감시군(MFO) 수장 데이비드 새터필드를 리비아에 중재역으로 파견했다. 하프타르는 그러나 이날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대화가 아닌 대결이 해결책”이라며 협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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